[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KT가 야심차게 내놓은 유아 교육용 로봇인 키봇(Kibot)이 판매량 정체로 고전하고 있다. 올 초 개시하겠다던 중동 수출도 이제껏 진전되지 않고 있어 키봇을 발판으로 글로벌 에듀테인먼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KT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키봇은 KT가 개발한 유아용 스마트 통신 로봇으로 학습기능과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결합된 제품이다. 교육콘텐츠, 멀티미디어 기능, 빔프로젝터, 음성ㆍ터치 인식, 증강현실을 이용한 체험영어학습, 홈 모니터링 등 학습 기능과 인터넷 전화나 화상통화도 가능하다.
지난해 4월 키봇1을 출시한 KT는 출시 넉달만인 9월에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지난해 12월에는 키봇1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키봇2를 출시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 판매실적을 공개하며 떠들썩하게 홍보하던 KT가 이제는 판매실적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 높은 이용요금과 크고 작은 단점들이 판매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예상보다 판매량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동통신사업자 모바일리(Mobily)와 키봇2 등 신사업 분야의 중동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하고 수출하기로 했지만 6개월째 무소식이다.
키봇의 부진은 키봇 제조해 KT에 납품하는 아이리버의 매출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 1ㆍ4분기 아이리버는 키봇 판매호조로 매출 377억원을 기록하고 2009년 이후 13분기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KT와는 올 10월까지 347억원 어치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아이리버의 2분기 매출액은 161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아이리버의 경우 키봇과 전자책(e북리더) 등 네트워크 제품군 매출비중이 전체매출의 50% 안팎을 차지한다. 네트워크 제품군 중 키봇 매출비중은 80%가 넘는다.
아이리버는 1분기 전체 매출액의 52.3%인 197억원을 네트워크 제품군에서 올렸지만 2분기 이 부문 매출액은 68억원에 그쳤다. 키봇 판매 부진이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키봇을 일시불로 살 경우 기계값으로 68만1000원을 내고 월 서비스 이용료로 2만5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할부로 구매할 경우 요금은 월 4만4000원(2년 약정)이다. 콘텐츠 상당 부분을 유료로 구매해야 해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학습용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자칫 아들에게 고급 게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화상통화시 끊김이나 off 상태에서의 충전 불빛 조절, 취침 모드시 오작동 등을 개선이 필요한 단점"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