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산장애…사흘째 번호이동 개통 대란(종합)
KT가 번호이동 가입자를 대량 유치하고도 전산처리를 소화하지 못해 가입자들이 개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KT 매장의 모습(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KT[030200]가 번호이동 가입자를 대량 유치하고도 원활히 전산처리를 소화하지 못해 개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간 번호이동을 지원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이날 오전 KT를 '전산장애 사업자'로 분류하고 일시적으로 번호이동 작업에서 배제했다.
KTOA는 KT에 전산망 복구 작업 시간을 주고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 간 번호이동만 처리했다.
번호이동 가입자는 전산처리가 완료돼야 새로 산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다. 따라서 KT로 이동하는 가입자는 물론 KT에서 타사로 이동하는 가입자들도 휴대전화 개통 지연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KT의 전산망은 이날 오후 들어 정상화됐다. 그러나 밀린 번호이동 건수가 많아 개통 처리가 완전히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전산 장애가 발생한 이유는 번호이동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KT는 물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지난 7일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며 가입자 빼앗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11일 완료된 번호이동 처리 결과를 보면 KT는 2만9천324명의 가입자를 잃은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2만1천479명, 7천845명을 새로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 번호이동 실적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그만큼 전산 처리가 제대로 안 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 10일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전산망도 과부하로 장애를 일으켜 극심한 번호이동 지연 현상이 일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산 이상으로 일부 사업자의 주말 영업 결과가 여전히 반영되지 못해 왜곡된 통계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보조금 경쟁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내렸지만 시장은 과열 상태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한 업체의 번호이동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업체에도 영향이 가서 전반적으로 모든 사업자의 개통 업무가 지연되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이번 번호이동 대란이 마무리되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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