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LTE에 '펑펑'쓰더니…결국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이동통신사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롱텀에볼루션(LTE)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경영 사정은 개선되지 않아 고민에 빠졌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는 3분기 실적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종 비용을 줄이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KT[030200]는 태양광 발전사업 투자금을 작년 1억2천만원에서 올해 38억원으로 32배 상향하려 했지만 연말이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예산을 확정하지 못했다.
KT 관계자는 "사업 역량을 LTE에 집중하느라 태양광발전 사업 등 다른 분야에 투자할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6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친환경 경영을 확산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 사업비 38억원 등 총 74억8천만원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명시했지만 아직 예산을 확정하지 못했다.
KT가 연말에 부동산 전문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에 2조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하기로 한 것도 자금 확보 방안을 다양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이 자회사를 통해 사옥과 전화국 등 부동산을 임대·개발·운영해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017670]은 최근 해외 회사채 발행, 타기업 지분 매각, 사옥 매각 등 갖가지 방법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만기 5년6개월인 7억달러(약 7천700억원) 규모의 해외 회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5월 3억스위스프랑(약 3천700억원) 규모 회사채를, 8월에는 7년 이상 장기 회사채를 4천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지난달에는 보유 중인 포스코[005490] 지분 1.42%를 4천354억원에 매각했다. 또 남산그린빌딩, 구로사옥, 장안사옥 등 3개 사옥을 연내에 2천억∼3천억원에 매각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SK텔레콤은 "차입금을 상환하고 자산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인수로 높아진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와 증권가는 SK텔레콤이 LTE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보조금 등 마케팅비를 시장에 투입하기 위해 현금 확보를 위한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경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마른수건도 쥐어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점심시간에 사옥 내 모든 전등을 일괄적으로 소등하고 상암사옥에서는 전력 사용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냉방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경영 실적은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해 2분기 3사는 영업이익이 일제히 대폭 감소하는 초유의 동반 하락을 겪었다. 3사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보다 떨어지며 부진을 겪을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한다.
신영증권[001720]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7%, 14.5%, 9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실적 저조가 예상되는 이유는 LTE 경쟁 과열로 마케팅비용를 과도하게 지출했기 때문이라고 신영증권은 분석했다. 3분기는 9월을 정점으로 갤럭시S3가 17만원으로까지 떨어지는 등 극심한 '보조금 대란'이 발생한 기간이다.
이동통신사의 침체가 단지 LTE 경쟁으로 인한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스마트폰을 통한 다양한 무료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통신망 이용료와 단말기 판매수익에 기반을 둔 기존의 사업 모델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 가입자를 통신비가 높은 LTE 가입자로 전환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 이통사들의 실적은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통신업계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