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정권 교체기 친정체제 강화 마쳐 | ||||||||||||||||||
연임 포석, 낙하산·최측근 전면 배치…"박근혜 당선인도 깨기 힘들 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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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회장이 정권 교체기를 앞두고 연임 위한 친정체제 강화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교체기마다 공기업기관장들과 함께 KT 최고경영진이 교체되는 관례 아닌 관례가 관철되곤 했다. 이석채 회장 역시,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남중수 전 사장을 밀어내고 2009년 KT에 취임했다. 이석채 회장은 정부 경제관료 출신으로 전두환 정권시절 청와대 경제비서관과 김영삼 정권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바 있다.
이명박 정권 낙하산 인사 전면 배치, ‘친정체제 강화’
지난해 12월 이석채 회장은 MBC앵커와 이명박 정권 청와대 2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전무를 KT 홍보업무를 총괄하는 커뮤니케이션실장에 임명했다. 또 같은 날 신사업본부를 만들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여동생인 오세현 전무를 본부장에 임명했다. 오세현 전무는 2008년 대선 당시 IT밴처 기업인으로 이명박 대통령 지지선언에 참여한 바 있다.
대선 당시 자기 사람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인사는 연초에 단행되는 데 연말 대선을 앞둔 시기의 이례적인 인사였기 때문이다.
김은혜 실장과 오세현 본부장은 각각 2010년과 2009년 이석채 회장에 영입한 인사들이다. 특히 오세현 본부장은 상무로 영입된지 1년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김은혜 실장은 막대한 홍보비를 투입하며 미디어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석채 회장은 지난 1월 1일 정성복 그룹윤리경영실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검사출신 남상봉 변호사를 법무센터장 전무로 영입했다. 검찰라인 강화를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5공 청와대 비서관 김성익 감사 앞세워 '연임 시도'
김성익 감사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5공화국 때 청와대에 발탁돼 전두환 대통령 통치사료담당 공보비서관을 지냈다. 김성익 감사의 공보비서관 이력은 노태우 정권에서도 이어지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연설문 등을 작성하는 총재 특별보좌역을 수행하기도 했다.
김성익 감사에 대해 KT 관계자는 “KT 이석채 회장과 경복고 서울대 동기, 5공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함께 근무한 친분을 과시하며 감사의 직무와 상관없는 내부 인사에까지 관여하고 있다”며 “이석채 회장 친구라는 이유로 제재할 방법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KT 다른 관계자는 “김성익 감사는 이희수 KT금호렌터카 사장과 함께 이석채 회장 경복고 동기로 친한 친구사이로 알려졌다”며 “김성익 감사는 5공 청와대에서 행시출신인 이석채 회장이 어려움을 겪을 때 이끌어 주기도 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5·6공 청와대 비서관, 한나라당 총재 보좌관을 지낸 김성익 감사의 인맥을 동원해 인수위와 박근혜 당선인에게 줄을 대려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근혜 당선인도 이석채 체제 깨기 쉽지 않아”
일각에서 이석채 회장이 정권교체를 대비해 자신의 체제를 공고히 하며 오랜 시간 준비해 왔기 때문에 박근혜 당선인 역시 이석채 회장 체제를 깨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은 2010년 정관개정과 측근들을 이사회 이사로 배치해 영구 집권할 수 있는 체제가 만들었다”며 “아무리 박근혜 당선인이라고 해도 이석채 회장 체제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채 회장은 취임 후 자신의 측근을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임명해 사실상 KT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석채 회장과 고등학교 동문으로 알려진 김응한 사외이사가 현 이사회 이사장을 맡고 있고 이명박 부인 김윤옥 씨의 절친으로 알려진 이춘호 사외이사 역시 이석채 회장의 측근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사돈으로 알려진 표현명 이사 역시 이석채 회장과 고등학교 동문으로 최측근으로 꼽힌다.
또 KT는 다른 회사들과는 다르게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추천해 왔다. 2010년 개정 전까지 KT 정관은 사외이사들과 민간위원 1명, 전직 사장 1인이 참여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이 추천위원회가 빌미가 돼 정권 교체기마다 KT 회장이 바뀌어 왔다.
하지만 이석채 회장은 정관 개정해 민간위원 1인과 전직 사장 1인을 삭제하고 사내 이사 1인과 사외이사들로만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했다. KT 이사회에 대한 외부 개입 가능성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태욱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이 뽑은 사외이사들과 사내이사들이 이석채 회장을 밀어내기는 어렵다”며 “현행 KT 정관으로는 종신 회장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석채 회장은 지난 2012년 재선임 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오는 2015년까지 임기 3년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