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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석채 재벌 흉내에 통신 공공성 만신창이
부동산 팔아 배당 늘려, “최악의 주주 자본주의”… LTE 3위 추락, 성장 정체 심각
[0호] 2013년 01월 16일 (수) 이정환 기자 black@mediatoday.co.kr

지난 4일,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의 수원야구장 증축 리모델링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석채 KT 회장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KT는 야구와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해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창출하고 1200만 지역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소통 채널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부영이 80억원을 발전기금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진 반면 KT는 통 크게 200억원을 써내고 10구단의 주인이 됐다.

KT는 일찌감치 야구단 진출을 선언하면서 화끈한 공약을 쏟아낸 바 있다. KT는 2020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4만석 규모의 돔 구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경기도에서 별도의 독립 리그를 창설하기로 했고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한 재단도 설립하기로 했다. 발전기금과 별개로 수십억원의 가입비도 내야 한다. 마케팅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만큼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해마다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감당해야 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구팬들 입장에서야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업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유선전화는 물론이고 모바일과 인터넷, 어느 하나도 잘 나가는 사업 부문이 없다. IPTV가 그나마 가입자 수가 늘고 있지만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다.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영업외 이익으로 이를 만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3년 전부터 부동산도 팔고 전화선도 떼다 팔고 자회사까지 내다 팔면서 당기순이익을 늘려왔다. 문제는 이익의 내용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KT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24조3700억원과 1조1660억원으로, 2011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0.8% 늘어났지만 당기순이익은 19.4%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지난 분기 대비 3.1%와 44.2%씩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인건비 소급 적용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탓이지만 전반적으로 성장의 정체를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KT의 지난해 3분기 실적에는 부동산 매각이익 1388억원과 케이블 매각 이익 256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자회사 KT렌탈 매각해 지분법 처분이익 1260억원도 계상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줄어드는 매출을 자산 매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KT는 2010년부터 부동산 매각으로 엄청난 영업외 이익을 기록해 왔다. 2010년과 2011년, 전화국 건물을 각각 10개와 20개씩 내다 팔아 4330억원을 벌어들였다.

더욱 놀라운 건 강동지사와 가좌지사, 노원지사 등이 건물을 팔고 난 뒤 그 건물에 그대로 남아있으면서 임대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이렇게 월세로 전환한 10개의 KT 지사들이 내고 있는 임차료만 해마다 190억원에 이른다. 멀쩡한 건물을 내다 팔아 목돈을 마련한 뒤 배당으로 빼내가는 이런 수법은 론스타나 칼라일 같은 투기자본이 하던 전형적인 먹튀 행각이다.

KT는 여전히 보유 자산이 많다. 키움증권 추산에 따르면 공시지가 기준으로 부동산 자산이 최소 8조5000억원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400개에 이르는 전화국을 50개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라 부동산 매각 이익이 꾸준히 들어올 전망이다. 이밖에도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 밝혔던 것처럼 KT가 보유하고 있는 구리선이 45만톤 규모, 매각 가능한 구리선 매출이 2조5900억원, 영업이익률은 6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배당 실적을 자랑한다. 이석채 회장이 취임했던 2009년 KT는 당기순이익의 94.5%를 배당으로 내놓았다. KT의 배당성향은 2010년 50.0%, 2011년에는 37.7%였다. 지난 3년 동안 KT는 당기순이익의 60.6%를 배당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KT의 외국인 주주들이 가져간 배당금은 1조2891억원에 이른다. 주력 사업부문이 성장의 한계를 맞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남은 자산을 내다팔아 주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부동산 자산 매각으로 만회하고 있다는 의미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5년 뒤 10년 뒤의 성장성을 반영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장 오는 3월 얼마나 배당을 받을 수 있느냐에 쏠려있다. 이석채 회장은 그런 주주들에게 두둑한 배당 선물을 안겨주곤 했다.

놀라운 통계는 또 있다. KT의 매출액 대비 연간 급여총액 비율은 2002년 18.8%에서 2009년 10.1%로, 2011년에는 9.2%까지 줄어들었다. 직원 수는 4만3659명에서 2011년 31981명으로 줄어들었다. 2009년에는 5992명을 명예퇴직 시키기도 했다. 연구개발과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도 주목된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998년 6.2%에서 2011년 1.5%까지 줄었고 설비투자비 비중은 29.5%에서 16.3%까지 줄었다.

살인적인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임원 보수 한도는 수직으로 상승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2006년 35억원에서 2009년에는 45억원으로, 2010년에는 65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업계에서는 이석채 회장의 연봉이 3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회장 사택으로 타워팰리스에 228㎡평형의 사택을 마련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전세 보증금만 10억원에 이른다.

구본철 ‘통신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이석채 회장의 전횡을 견제할 수단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석채 회장이 끌어온 외부 영입인사들이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계열사들도 모두 외부 영입인사들이 사장으로 내려갔다. 주파수 배분에 실패해 LTE 서비스에서 3위 사업자로 주저앉았지만 고액 배당으로 주주들의 환심을 사면서 지난해 연임에도 성공했다.

고액 배당과 고액 연봉, 대규모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으로 주주와 경영진 사이에 암묵적인 결탁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청와대가 내려보낸 낙하산 인사들을 받아들이면서 정치권과도 끈끈한 유대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 어떻게든 이석채 회장을 손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없다면 결국 ‘이석채 투(two)’가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KT의 수익지상주의 경영은 장기적 가치보다는 단기 실적에 치중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KT는 설비투자에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통신비 인하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는데 실제로는 설비투자 축소에 의한 비용 절감의 몫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나눠줘 왔다”면서 “그 결과 고배당-저투자-저성장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석채 회장은 3년 동안 통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동산업과 자동차리스업, 장비도매업, 경영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연상시키는 비관련 다각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KT의 계열사 50개 가운데 21개가 적자 상태다. 권 교수는 “KT스카이라이프와 BC카드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석채 회장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회와 청와대,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낙하산 수용소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면서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는 데 기여해야 할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사장과 학연, 지연 등으로 연결돼 거수기나 방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고 비판했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대부분 원안 가결됐다. 반대는 2% 미만에 그쳤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은 경영 실패를 만회하려고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이익을 늘리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투기자본의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증은 “이석채 회장은 주파수 배분에 실패해 2G 강제 종료 과정에서 엄청난 손실을 입은 것은 물론이고 LTE 서비스가 지연돼 3위 사업자로 추락하는 등 부실 경영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혜원 교수는 “단기 수익성 위주의 고배당 감량 경영에 제동을 걸고 시설 투자 확대와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지분 매입이나 연기금을 통한 우회적인 지분 확보 등 통신 서비스의 공익성 강화를 위한 담보 장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낙하산 인사에 의해 왜곡된 사외이사 제도를 개선해 시민 대표와 통신 전문가 등이 이사회에 참석해 공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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