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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1인 지배 체제' 드러낸 KT 야구단 창단
4000억의 적자 홀로 결정하는 절대 권력과 기이한 '침묵'
2013년 01월 18일 (금) 13:11:29 김완 기자 ssamwan@gmail.com

프로야구 10구단 주체로 결정된 KT의 ‘올레야구 투자 로드맵’이 공개됐다. 무시무시한 규모다. KT는 2025년까지 야구단에 '5000억‘을 쏟아 부을 계획이라고 한다.

   
▲ KT의 야구단 투자 계획을 보도한 '스포츠동아' 화면 캡처.

 

프로야구단 운영은 통신사업자인 KT가 기업을 홍보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유용한 방식임이 틀림없다. 이미 SK와 LG가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KT의 진출은 벌써부터 여러 가지 흥행요소들을 상기시키며 이미 많은 이야기꺼리를 낳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불과 10년 안팎의 기간에 5000억을 쏟아 부어도 좋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투자의 적절성 측면과 의사 결정 방식 모두에서 문제를 갖는다. 이를 두고 언론은 ‘KT 현대 인수 무산 아픔 씻었다’는 감상적인 제목을 뽑아내고 있지만, 이러한 접근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120억 원 지출은 반대, 330억 원은 찬성?

불과 5년 전인 2007년 KT는 최대 185억 원에서 적게는 120억 정도면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을 인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이 투자금액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KT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KT는 KBO가 내라고 한 60억의 가입금이 과하다는 입장이었고, 이사들 역시 이 금액을 KT가 지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에 KT는 10구단을 창단하면서는 KBO에 신규 회원 가입금 30억, 야구발전기금 200억, 예치금 100억까지 총 330억을 내기로 했다. 예치금은 야구장 건립이 완료되면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어 제외한다고 해도 단순 계산으로 4배 이상 순 지출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언론은 ‘야구가 그만큼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었다’는 간략한 문장만으로 모든 설명을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2007년에는 매우 주요한 문제로 언급되었던 ‘이사회’의 입장과 ‘사외이사’들의 반응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100억 대 지출에 존재했던 반대 논리가 300억대 지출에선 사라진 셈이다.

한국 정서상 오너가 분명한 기업이라면 오너의 판단에 따라 이 정도 투자를 할 수 있고, 이를 문제 삼는 것이 새삼스럽다고 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KT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이석채 회장의 회사가 아니라 엄연한 공적 기업이다. 이석채 회장은 그 위상이 어떠하건 KT의 주인이 아니라 임기가 지나면 떠날 사람이다. 2007년 당시 남중수 사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KT가 현대를 인수하지 못한 것은 공적 기업이라는 회사 구조의 특수성과 의사 결정 방식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였다. 사장이 결정하면 모두가 따르는 구조가 아니란 점이 컸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 KT를 소개하는 기업 페이지 화면 캡처. 야구단 창단은 KT의 기업 목적에 얼마나 부합하는 것일까?

물론, 경영상의 판단이란 게 해마다 다를 수 있고 심지어는 분기에도 달라질 수 있다. 당시의 이사들은 반대했지만, 현재의 이사들은 반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기업 집단이라면, 같은 일을 두고 불과 5년 만에 이처럼 투자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상황에 대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설명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전혀 다른 판단이 이뤄진 상황에 대한 설명이 배재된 KT의 야구단 창단은 그래서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한 문제다. KT는 지금, 흡사 지금 이석채 회장 개인 돈을 굴리듯 야구단에 접근하고 있는 모습이다.

 

10구단 창단 밀어붙이기, 이석채 체제 잘 드러내

KT가 야구단을 하는 건 그 자체로 지상과제가 될 수 없는 문제이며, 옳고 그름의 판단 대상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KT는 다만 통신 기업으로 ‘전 국민이 보편적이고 보다 수준 높은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야구단이 이 목적에 부합하는지는 생각의 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KT는 자신들의 행위가 이 목적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적극적으로 설명해내야 할 책무가 있다. 하지만 지금 KT의 일하는 방식을 보면, 이런 설명 자체가 부차적인 모습이고 오로지 밀어 붙이는 ‘베팅’의 승부만 보인다. 

 

그래서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투자 금액의 적절성 여부와 함께 의사가 결정되는 방식의 문제다. KT는 10구단 창단을 준비하며 2007년과 달리 ‘1군 선수/코칭스태프 구성’(250억), ‘2군 구장/숙소 건립’(200억) 등 세부적인 투자 계획을 이미 세워 KBO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마도 이석채 회장의 의지에 따라 KT 내부적으로 판단한 사안일 것이다. 총액 5,000억에 이르는 투자가 이처럼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결정됐지만, 정작 이 판단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뤄진 것인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KT 내부에 야구단 창단을 위한 TF가 있고, 이를 이석채 회장이 직접 지휘했단 사실이 간헐적으로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회사의 고유 사업과 다른 영역에 이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이 계획의 합리성 여부에 대한 ‘크로스 체크’를 위해서라도 의사 결정 과정의 복수화는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만약 실패해 공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KT의 손실이 올 때, 이는 곧장 공공성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임을 지는 건 별개의 문제고 말이다. 임기제 사장은 떠나면 그만이고, 국가기간산업인 통신을 포기할 순 없으니 KT의 부실화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 이석채 KT 회장(오른쪽)과 염태영 수원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0구단 KT-수원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신규회원 가입이 최종 승인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이석채 회장은 흡사 재벌 오너처럼 굴고 있다. NC가 야구단을 한다고 했을 때, 이는 전적으로 NC 내부의 문제이고, NC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택진의 문제다. 하지만 KT는 다른데도, 그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한 각성과 우려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은 신기할 정도이다. KT의 야구단 창단이 옳고 그르냐의 여부를 떠나서 이 과정이 회장의 판단으로 독식되는 과정에 대해 이사회는 물론 KT 노조 조차도 ‘침묵’하고 있는 것은 괴이한 장면이다.

 

이는 결국, KT 내부의 민주화가 상당히 퇴행했단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07년 까지만 하더라도 최소한 이러한 과정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들은 야구단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사장의 독단적인 결정에 딴죽을 걸었고, 언론도 이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결국 사장은 이러한 여론을 수용하는 과정으로 야구단 진출을 접었다. 지금, 이런 과정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석채 회장의 행보는 정치인의 그것을 보는 것처럼 거침 없다. 이사회 따위는 요새말로 ‘아웃 오브 안중’의 행보다. 야구단에 진출하기 이전부터 김문수 경기도 지사, 염태영 수원 시장들과 빨간 잠바를 맞추어 입은 것을 비롯해 KT의 야구단 진출 과정 어디에도 다른 목소리는 전혀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독단적인 결정권자로 군림하는 모양새다. 이는 낙하산으로 꾸려진 KT의 사외이사가 이석채 체제에 들어와 사실상 ‘무용지물’이란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거대기업 KT의 의사결정 방식이 이명박 정부 들어 회장 1인 지배체제로 완전히 퇴행했음을 동시에 보여주는 문제다.

 

통신비 요구 인하는 무시, 야구단에는 매년 340억 투자

KT는 향후 연간 야구단 운영비로 340억 정도의 고정 비용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KT가 야구단이 흑자를 낼 것으로 보는 시점은 2023년이므로 꼬박 10년 이상, 4,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셈이다. 물론, 매년 1조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KT 입장에서 이 정도 금액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액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 표현대로라면 아무리 ‘땅 집고 헤엄치는 수준으로 돈을 쉽게 번다’는 KT라고 해도 이렇게 돈을 우선 순위에 대한 판단 없이 '막' 써도 되는 것인지 의문으로 남는다.

 

KT가 그렇게 순이익을 내는 동안 이른바 이용자 복지 측면의 문제는 거의 해결된 것이 없이 제자리다. 통신비 인하 요구는 수년째 같은 자리를 맴돌고,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담합 의혹이 제기된 요금제에 대해 KT는 별다른 성찰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 기간망을 통해 아주 손쉽게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턴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KT는 정작 그에 부응하는 사회적 책임과 이용자들의 실제적 요구에는 매우 소극적인 모습이다.

 

한 사람의 야구팬 입장에선 KT가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대목이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자체로 한국 정보통신사의 ‘역사’이자 ‘좌표’라고 할 수 있는 조직이 사실상 1인 지배 체제의 재벌 그룹과 같은 행태를 보이는데도 이에 대한 내부적 견제나 사회적 비판이 전혀 없는 풍토는 분명 뭔가 그로테스크한 광경이다.

 

얼마 전, 이석채 회장은 통신비 인하 주장에 대해 “포퓰리즘에 기반 한 주장”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렇다면 대중의 인기가 거기에 있단 이유만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야구단의 운영에 뛰어드는 이 회장의 판단은 뭐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통신 관련 소비자 운동 주체들은 통신비 인하의 첫 번째 요구로 ‘기본료 3,300원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야구단 1년 운영비면 무려  1000만 명의 기본료를 낮춰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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