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KT 특정집단 퇴출 위한 인사고과 차등은 불법" | ||||
수원지법, KT에 “퇴출 명단 포함 인력에 임금삭감액 배상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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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특정집단을 퇴출하기 위해 인사고과에서 최하위 등급을 부여하고 연봉을 삭감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KT가 작성한 부진인력 퇴출대상자 명단에 포함돼 인사고과에서 F등급을 받은 직원들에게 삭감된 연봉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3일 KT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4민사부(재판장 한동수)는 지난달 29일 KT 직원 10명이 KT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KT가 2005년 작성한 부진인력 퇴출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6명에게 삭감한 연봉 1%를 지급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당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4명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원고들의 소송 제기를 모두 기각한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005년 부진인력 대상자들과 일반 직원들 간의 인사고과 등급 비율 격차는 KT의 차별적 의도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부진인력 퇴출대상자 명단에 기재된 원고에 대한 2009년 인사고과 F등급 부여에 의한 임금삭감은 인사평가자의 재량권을 남용한 부당한 인사고과”라고 판시했다. KT는 2010년 1월부터 인사평가 등급별로 연봉인상률을 적용하는 고과연봉제를 시행했다. A등급을 받으면 연봉 6%를 인상하고, F등급을 받으면 연봉을 1% 삭감하는 방식이다. KT는 2009년 인사규정 시행세칙에서 인사평가 등급별 분포비율을 A등급 5%·B등급 15%·C등급 60%·D등급 15%·F등급 5%로 규정했다. 그런데 KT가 2005년 작성한 ‘부진인력 대상자 명단’에 기재된 1천2명 중 퇴직자 601명을 제외한 나머지 401명의 인사고과 비율을 분석한 결과 A등급은 0.5%에 불과한 반면 F등급은 32.7%나 됐다. 통계적으로 회사가 분류한 부진인력 대상자들의 인사고과가 그 외의 일반직원들의 인사고과보다 불이익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조태욱 센터 집행위원장은 “기존에 법원은 사측의 인사권을 폭넓게 인정했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때에는 인사고과 평가 결과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명시했다”며 “특정집단에 대한 퇴출을 목적으로 인사고과를 악용한 회사의 행태에 법원이 철퇴를 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