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영업이익 줄어도 배당은 ‘펑펑’ | ||||||||||||||
통신 3사, 보조금 규제로 마케팅 비용 크게 줄어… 부동산 팔아 부진 만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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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우선 SK텔레콤의 약진이 돋보인다. 4분기 영업이익이 5446억 원, 전년 동기 대비 37.6% 늘어났는데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어든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영증권 추정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쓴 마케팅 비용은 7709억 원,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어들었고 전 분기 대비로는 25.5% 줄어든 규모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단말기 보조금을 단속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규제하면서 이익이 늘어난 결과다.
LG유플러스도 비교적 장사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LTE 가입자가 438만 명, 전체 가입자의 43% 수준인데 다른 통신사들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4분기 영업이익이 7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났다. 3분기에는 10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가입자당 매출(ARPU)이 1.5% 정도 늘어난 데다 역시 마케팅 비용이 16.5% 줄어든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KT는 영업이익이 510억 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76.6%나 줄어들었다. 전 분기 대비로도 77.8%나 줄어들었다. KT도 마케팅 비용이 5880억원으로 1056억 원이나 줄었지만 서비스 원가와 사업 경비가 늘어나 이익이 크게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KT의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1300억 원을 크게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KTB투자증권도 “회계 변경 등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부진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눈길을 끄는 건 KT가 주당 20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4일 주가 3만8300원 기준으로 시가 배당률이 5.2%나 된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데다 부채비율도 급등하고 있다. 부동산 매각으로 얻은 이익이 1119억 원, 전화선 매각으로 얻은 이익이 1531억 원, 통신 부분의 부진을 자산 매각으로 만회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고액 배당이 이석채 회장의 자리 보전 전략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소비자들 구매력 한계가 3G에서 맥시멈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면서 “가계 소득 대비 통신비 부담이 한계를 넘어서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장기적으로 완만하게 감소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 이사는 “KT의 경우 영업이익이 계속 줄어들자 자산을 내다 팔아 배당을 주고 있는데 단기 성과에 치중해 구조적으로 재무구조를 부실화하는 무책임한 불량 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의 영업정지 조치가 오히려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도 주목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미래창조과학부 체제에서 통신사들의 이익이 늘어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홍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규제 위주로 흘러가던 방통위와는 달리 미창과부는 “인터넷 신산업 활성화와 통신 요금제 개편, 망 중립성과 동시에 플랫폼 및 단말기 중립성 원칙 지지 공약 등은 통신산업에 긍정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연구원은 “강압적 요금 인하가 아닌 요금제 개편을 통한 트래픽에 연동한 합리적 요금 제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음성 서비스 요금을 인하해 저소득 계층을 보호하는 대신 다량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높은 과금을 물리는 방향으로 요금제 개편 추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미창과부 체제의 통신정책이 통신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거라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