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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석채號는 지금...① 내적 시그널(signal) |
KT를 둘러싼 설왕설래(說往說來)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혀(說)’는 대개 이석채 회장을 향합니다. 3년 주기 CEO 교체기와 새정부 출범 때 마다 나타나는 이른바 ‘KT 병(病)’으로 넘길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수장 자리를 향해 명함을 내민 선수(?)들에 의한 번잡한 소음이나 젊잖치 못한 입방아는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불만이 ‘아우성’ 수준입니다. 켭켭 쌓여 놓인 새로운 윗 돌 아래 잔뜩 눌렸있던 기반석들이 이곳저곳에서 으깨지거나 밀려나오는 형국이라고 할까요. ‘올레 KT’와 ‘원래 KT’로 나뉜 지 오래지요. 각각 ‘이석채-맨(man)’들과 ‘KT-인(人)’들입니다. 5년여 전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스멀스멀 만들어지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12월 초 파격적인 임원인사 단행 이후 단단히 착근(?)된 정서입니다. 냉소 배인 시선이 바닥으로부터 올라옵니다. 대선이 한창이던 시기 예년에 없던 연말에 인사를 단행하면서, 외부영입 인사를 한껏 중용했던 까닭에 ‘새 정부 출범 전 스스로 만든 연임을 자력으로 보장하기 위한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가히 전방위적입니다. 냉소 배인 시선은 조소 섞인 비아냥으로 나아갑니다. ‘원래 KT’가 5~6년 비지땀 흘려 겨우 하나 오를까 말까한 계단입니다. 왠걸요. ‘올레 KT’는 불과 한 두해 만에 ‘폴짝폴짝’ 1~2 계단 오르지 뭡니까. 이곳저곳에서 가슴 한 켠 꾸욱 눌러 참았던 불만을 토해냅니다. “‘올레 5인방’이 ‘원래 3만’을 가로막는다”는 말을 서슴치 않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갑니다. ‘혁신 전도사’로 홍보된 이석채 회장의 숨가쁜 혁신이 ‘한풀이’ 쯤으로 치부되기 시작합니다. 10여년 야인 생활에서 비롯된 한(恨)을 KT 안에서 보상받으려는 발걸음이라는 것이지요. 한국IT와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한 ‘절차탁마(切磋琢磨)’에 이은 ‘만성(晩成)’이 아닌, 개인적 희구를 향한 ‘절치부심(切齒腐心)’에서 비롯된 ‘오욕(誤慾)’이라는 자극적 비난 마저 나옵니다. 급기야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기치 아래 이어온 ‘내부 수술’이 개인적 앞가림을 위한 ‘친위역량 구축’으로 회자됩니다. ‘원래 KT’를 통째로 수술 대상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격한 정서와 맞물린 것이지요. 임기있는 CEO로 인해 주기적으로 고개를 들었던 ‘KT 병(病)’과는 퍽 다릅니다. 현 CEO나 경영핵심 인사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놓고 토로하는 경우는 드물었으니까요. 행여 있을 수 있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든, 주기적 현상에 따른 데자뷰로 받아들여지며 생긴 내성이든, ‘입조심, 말조심’은 내적 갈등의 확산을 막기 마련이었습니다. ‘친정체제’와 ‘친위역량’의 힘일까요. 주주와 더불어 KT의 주인인 이용자(외부고객)와 직원(내부고객)들이 보내는 시그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듯 합니다. 일반적 정서를 일각의 감정으로 애써 외면하거나, 대개의 염려어린 비판을 (노조를 비롯한)혹자들의 늘 하는 비난 쯤으로 넘기는 것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