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KT가 자사 직원 판매 프로그램 '골든브릿지(GB)'로 대리점의 영역을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 직원들이 골든브릿지를 통해 기기변경 가입자를 상당수 유치하면서 KT 대리점은 가입자 이탈에 따른 수익 저하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은 매달 자사가 유치한 가입자별로 통신요금의 약 7%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이 대리점이나 판매점과의 경쟁으로 가입자를 잃는 것이 아니라 본사가 유치해 가는 것이 문제"라면서 "KT 직원들이 골든브릿지로 기기변경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대리점으로 가야 할 수수료 중 일부가 KT 본사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KT 대리점에서 KT 본사로 소속이 바뀌는 가입자 수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KT가 골든브릿지를 도입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골든브릿지를 통해 유치한 가입자는 약 30만명이다. 최근 두 달 새 가입자까지 합치면 45만명을 넘는다. 골든브릿지 가입자 중 50% 이상이 기기변경 가입자인 것을 고려하면 대리점은 적어도 22만명 이상을 KT 직원에게 빼앗긴 셈이다.
기존 KT 대리점 가입자가 KT 본사 소속으로 바뀌면서 대리점 수익도 잠식당하고 있다.
KT가 지난달 말까지 골든브릿지를 통한 기기변경 가입자 유치로 벌어들인 통신요금 수익은 LTE 42(월 4만2000원)요금제 기준으로만 적어도 약 92억원에 달한다. 대리점이 통신요금의 7%를 수수료로 받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말까지 적어도 6억여원을 KT 본사에 먹혔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KT는 '비상경영'이라는 핑계로 직원들에게 방송통신위원회의 법적 상한선(27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보조금을 지급해 골든브릿지 가입자를 유치토록 하고 있다"면서 "대리점이 기존 가입자로부터 통신요금 수수료를 받을 수 없는 구조로 점차 바꿔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골든브릿지 판매실적은 KT 전체 판매실적의 10~15%에 달할 정도"라면서 "일부 대리점들은 그만큼 가입자가 빠져나간다는 생각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매달 6만~7만명의 골든브릿지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가입자 유치 추세라면 연말 골든브릿지 가입자는 110만명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KT 관계자는 "GB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사기 진작 프로그램으로 대리점 판매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경쟁사가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 방지에 득이 될 수 있다. 이동통신 시장을 과도한 보조금 경쟁으로 몰고 가려는 경쟁사의 근거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KT, '골든브릿지'로 대리점 영역 빼앗기 논란 | ||
기사등록 일시 : [2013-03-03 08:00:00] 최종수정 일시 : [2013-03-03 19:36:3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