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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슈퍼 甲' 충북도에 정품 맞다더니 '아니다' 돌변
쟁점 1- 하도급사 설치 장비 정품 논란 <상>
2013년 03월 10일 (일) 20:34:04 한인섭 기자 ccunion@jbnews.com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 까지 치달은 충북도 국가정보통망구축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핵심 쟁점은 KT 하도급사가 설치하려 했던 장비의 정품 여부 논란이다.

 

또 다른 쟁점은 충북도가 제안공모(입찰) 탈락업체가 제시했던 장비로 변경을 요구하면서 해당 제조사와 유통 독점권을 가진 업체만 확보할 수 있는 기술지원확약서 요구 행위에 대한 적정성 여부이다.

본보는 두가지 쟁점에 대해 해당업체들의 입장과 전국 6개 광역지자체 사례, 방침, 행안부 유권해석 등을 취재해 상·하 두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 편집자

국가정보통신망사업자 KT가 충북도에 보낸 공문을 통해 확인 방법까지 제시하며 "정품이 맞다"고 강변하다 하도급 업체의 가처분 소송 제기 후 입장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제안서·장비 변경 요구 등 이번 사업에서 '슈퍼甲' 역할을 한 충북도에 이끌려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중부매일 취재팀 확인 결과 KT 충북고객본부는 지난 1월 11일 충북도에 제출한 '국가정보통신망 구축 사업 관련 정품 확인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정품 및 변형이 없는 신품으로 판단된다"며 "협력사에서 제출한 정품 확인 관련 자료를 송부한다"고 밝혔다.

   


KT는 당시 이 공문을 통해 "협력사(하도급업체)가 시스코 장비 제조사에 등록된 정식 파트너사인만큼 기술인증자격을 보유한 엔지니어를 통해 안정적으로 기술지원을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히고 "협력사가 납품한 장비의 정품 여부를 다시 한번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KT는 특히 "하도급사가 납품한 장비는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를 거치지 않은 병행 수입(해외직수입) 제품"이라고 설명한 후 "병행수입은 시장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합법적 수단이라고 판단된다"며 '정품'이라는 점을 강력히 주장했다.

KT는 또 "장비 제조사인 시스코 코리아가 유통과정에서 변조, 변형, 보이지 않는 파손 등이 발생했을 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했으나, 실제 납품된 장비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추측에 의한 결정으로 사료된다"며 "충북도의 정품 확인 요청에 대해 관련절차(시스코 트레이드 툴)를 통해 정품이라는 점을 이미 답변 했다"고 밝혔다.

KT는 이어 "장비의 중고 여부와 변조 변형 여부에 대한 논란은 장비 박스 포장, 실 테이프 부착, 제품에 부착된 시리얼 넘버의 동일 여부, 사용 흔적 여부 등을 확인하면 가능하다"고 밝히고 "시스코 시스템즈에서 출하한 원형 상태라는 점을 확인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KT는 그러나 하도급사가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자 "문제의 장비는 재사용품"이라는 취지의 답변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또 "당시 정품이라고 주장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불가피 했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충북도 관계자들은 재사용품 논란을 제기한데 이어 장비 설치 공사를 중단시켜 KT와 하도급사가 공기를 맞추지 못하자 '관련법을 검토해 KT를 '부정당 업체'로 등록할 수 있다'는 점과 '이럴 경우 KT 사업은 전국적으로 상당한 차질을 입을 수 있다'는 언급을 공공연히 하기도 했다.

중부매일 취재팀은 KT의 태도 변화 경위와 사업 전반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5개 항의 서면질의서를 사업 담당자에 발송했다. 그러나 KT측은 "충북도와 하도급사와의 관계, 가처분 사건이 제기된 점 등을 고려해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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