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900억원대 과징금 소송 패소..대법 "과징금 정당"
KT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상고한 950억원 과징금 소송에서 패소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대법원은 KT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청구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26일 확정했다.
KT는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행정7부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자, “함께 담합한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과 과징금 경감율이 다른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상고했다.
재판부는 KT와 함께 전화요금을 담합한 하나로텔레콤만 30% 과징금을 감경한 것이 ‘형평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하나로텔레콤은 시장점유율 등의 시장 상황, 담합행위에서 역할 등을 고려했을 때 KT와 다르다”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과징금이 공정위의 재량권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원심 판단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하나로텔레콤의 낮은 시내 통화료를 KT요금수준으로 인상하거나 조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KT와 하나로텔레콤의 담합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본 공정위 판단은 재량권 남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 여부와 과징금을 부과 시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정한 범위 내 과징금 액수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는 재량의 권한이 있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003년 양사의 시내전화 요금 차이를 줄이기 위해 KT는 기존 요금을 유지하고 하나로텔레콤은 요금을 인상했다. 그 대가로 KT는 하나로텔레콤에 일정 시장점유율을 넘겨주기로 합의했다. 공정위는 이를 부당공동행위로 보고 2005년 1130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KT는 과징금부과 취소 소송을 내 과징금 부과를 취소하라는 대법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2004년 개정된 공정거래법 이전의 법을 적용해 위법하다”며 KT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공정위는 적용 시행령을 다시 검토, 2009년 과징금을 다시 산정해 950억원을 재차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