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무자격업체 일감 몰아주기 의혹, 일부 사실로 드러나 | |||||||
참여연대·KT새노조 “신고하지 않은 업체에 일감 몰아줘”… KT “사실무근”만 반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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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업체 등에게 공사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 KT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2011년 3월 당시 KT 직원이 작성한 ‘2010년~현재 하도급(2개 이상) 계약건수’ 문건에 따르면, 공사·용역·물품구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명시된 ㈜제이○○○는 모두 협력사 풀(pool) 소속이 아니고 무자격업체로 나와 있다. 해당기간 이 업체의 공사 계약건수는 16건, 용역은 2건, 물품구매 계약은 11건으로 나온다. 문건을 작성한 KT 전직 관리자는 3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근본적으로 무자격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게 잘못됐다”면서 “당시 문서로 협력사 풀에서 업체를 고르도록 권장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KT는 29일 보도자료를 내 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KT는 이 업체는 공사를 수행한 바 없고, 공사 물품만 납품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KT는 이 업체가 엔지니어링 용역을 수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KT의 주장은 일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의 무자격 논란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KT가 이 업체와 손을 잡은 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발주한 학생안전강화시스템 구축 사업으로 전형적인 SI사업이다. 이 사업은 전국 초등학교 대상으로 성폭력 및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경비인력 배치, 보안장지 설치 등이 핵심이었다. 총 예산은 470억 원으로 시스템 구축에 275억 원이 책정됐다. 학교당 2750만 원 수준. 미디어오늘이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에 문의한 결과 이 업체는 2011년 4월 정보통신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했다. 이 업체는 2011년 11월에야 소프트웨어사업자로 최초 신고했다. 엔지니어링사업자 신고는 아예 하지 않았다. 면허 취득 전 정보통신공사나 SI사업 계약을 맺거나 사업을 수행했다면 관련법 위반이다.
KT는 이 업체와 2010년 10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이 업체에 SI사업을 수행할 자격은 없었다. KT가 무자격업체와 사업을 진행한 것. 계약 흐름으로 볼 때 KT가 손을 잡은 뒤 이 업체는 자격을 획득했다. 30일 제이○○○에 따르면, 2011년 KT는 사업 총괄 역할을 맡고 이 업체는 시스템 구축·운영, AS 등을 맡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사업에 맞게 신고를 하고 면허를 취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T가 사업을 총괄했고, 우리는 재하청 업체들과 시스템을 세팅하고 유지·보수하는 일을 했다”면서 “1년 전 사업이 완료됐고, 현재는 AS 및 유지·보수 업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관계에 대해 KT는 “이 업체는 공사를 수행한 적이 없고 공사물품만 납품했다”면서 “엔지니어링 용역을 수행한 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공사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격 여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참여연대는 KT 내부 직원이 이OO 상무, 김OO 부사장, 정OO 윤리경영실장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을 참여연대 등에 제보한 전직 직원은 통화에서 “김 부사장을 만났지만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면서 “이후 윤리실을 찾아갔지만 답이 없어 정 실장을 찾아 가서 ‘(알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는 “윤리경영실은 G&E부문의 정보통신공사와 관련 무자격 업체에 공사를 밀어주고 있다는 내용의 사내 신문고, 전화, 이메일, 우편 등 어떤 방법으로든지 제보를 받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KT 해명은 법적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뿐”이라며 “왜 이 업체와 계약을 했고, 일감을 몰아줬는지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 의혹은 해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신고를 하지 않고 공사를 계약했다면 불법”이라면서 “KT가 몰랐을 가능성도 있지만 해명은 더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