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법안 조속 통과를” 전국 ‘을’들의 만민공동회 개최 ㆍ‘대기업 불공정’ 성토 이어져 편의점주, 전통시장 상인, 문구점주 등 전국 중소상인들이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요구했다. 전국‘을’살리기 비대위와 민주당 ‘을지로(을을 지키는 길) 위원회’ 등은 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 을(乙)들의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1000여명(경찰 추산 7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를 막는 남양유업 방지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8개 법안을 오는 6월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정부는 잇따른 가맹점주의 자살사태, 남양유업 사태 등에 대한 해결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중소기업·중소상공인부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윤연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사는 “부산·경남에 기반을 둔 서원유통 탑마트가 입점 제과점에 대해 타인양도와 권리금 포기를 강요하는 등 ‘갑’의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면서 “일을 그만두고자 하는 점주들은 5000만~1억5000만원의 권리금도 돌려받지 못한 채 빈손으로 나가야 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스지부 최광일 사무국장도 “KT가 자회사를 설립해 시설물 경비를 대행해왔던 하청업체의 일감을 빼앗고, 자회사에 줬던 일감을 본사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을’살리기 비대위 인태연 공동대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전국 전통시장과 골목시장이 파괴되고 ‘을’들이 죽어가도 정부와 여당은 손을 놓고 있다”면서 “우리가 직접 전국 600만 중소상인의 생존과 대한민국 정의가 지켜지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있는데, 그 아래 전답은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으면 어떤 추수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6월 국회를 ‘을’을 위한 국회로 명명하고 관련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도 “모든 권력이 ‘갑’으로부터 나오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갑의 공화국’ ”이라며 “갑과 을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갑에 대한 특혜를 제거하고 불평등한 각종 제도와 법률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