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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말만 받아쓰는 언론, 제대로 된 기자가 없다”
[현장] 이석채 회장은 왜 줄행랑 쳤나? 공식 질의 3차례로 제한, 민감한 질문에 줄행랑
[0호] 2013년 06월 11일 (화)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KT는 문을 굳게 닫았다.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지사 1층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통합 KT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건물 정문에는 이석채 회장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다. 1층 카페를 찾은 시민들, 취재하러 온 기자들은 자유롭게 출입한 반면 ‘항의’하러 온 이들은 KT 직원들에 가로막혔다. KT는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문을 열지 않았다. 이들은 철창에 갇힌 신세가 됐다.

세계 7대 경관 국제전화 사기 의혹을 제기하고 해고된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인력퇴출프로그램이 본사 차원에서 기획·실행됐다고 양심선언하고 해고된 박찬성씨, 통합상품 대리점을 열었지만 판매수수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KT와 소송 중인 대리점주 오영순씨, KT가 자회사를 통해 위장 정리해고를 시도했다며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KT 명예퇴직자 최광일씨…. 이들은 이날도 이석채 회장을 만나지 못했다.

이해관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은 상생을 강조하는데 왜 (우리를) 만나려고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고자 박찬성씨는 “사실관계가 다른 점을 정확하게 밝히려 왔지만 출입조차 할 수 없다”며 “우리를 불한당으로만 본다”며 KT는 이제 불한당으로만 취급한다”고 말했다. KT 명퇴자 최광일씨는 “회장님을 만나고 싶다”고 연신 소리를 내질렀다.

   
11일 오전 서울 KT 광화문지사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통합 KT 출범 4주년 기자간담회'장 밖에서 해고자, KT대리점주,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등이 이석채 회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보안요원들에 의해 출입이 제지됐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 시각 이석채 회장은 무선마이크를 달고 연단에 서 있었다. 한편엔 수십 명의 기자들이 이 회장의 말을 기사로 옮겼다. 맞은편엔 ‘검사 출신’ 정성복 윤리경영부문 부회장, ‘청와대 대포폰’ 서유열 커스토머부문 사장, 청와대를 거쳐 KT에 들어온 MBC 출신 김은혜 커뮤니케이션실장 등 본사 및 자회사 임원들이 앉아 있었다.

이석채 회장이 제안하는 KT의 장기 생존전략과 사업모델은 화려했다. 그는 ‘세계 최초 웹 방식의 IPTV’를 7월 초에 시작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인터넷기업들이 장악한 OS를 활용하지 않고 웹 표준방식인 HTML5을 활용해 콘텐츠 유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장은 “KT는 통신기업이 아니라 미디어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재벌과 맞서 싸우는 곳이 KT뿐”이라며 언론의 관심을 부탁했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르완다 정부와 2700억 원 규모의 유무선 인터넷 사업 계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근 시작한 클라우드 서비스와 음원서비스 지니에 대한 자랑도 이어졌다. 그는 ‘가상재화(virtual goods)’와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의사도 밝혔다. 그는 사회공헌조직 ‘IT 서포터즈’를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11일 오전 서울 KT광화문지사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통합 KT 출범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채 회장이 프리젠테이션에 나서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통합 KT 출범 4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성복 KT부회장, 이석채 회장, 김은혜 커뮤니케이션실장(왼쪽부터)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날 이 회장은 유독 KT의 사람 사랑과 일자리 창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2017년까지 네트워크 혁신이 3조 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2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밖에도 이석채 회장은 1500억 원의 기금을 마련, 은퇴자 등을 위한 ‘희망 일자리’를 매년 1000개 이상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발표에 이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언론의 관심사는 거취 문제로 이어졌다. 이석채 회장은 “거취가 언론의 관심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비통신부분에 대한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에 대해 “외형적으로 보면 그렇다”면서도 “전혀 다른 목적의 업종을 가지고 있는 것을 봤나? 없다”고 잘라 말했다. KT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주파수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만 말했다.

수차례 손을 들어 질문을 하겠다고 요청했으나 KT는 단 세 명의 기자에게만 질문하도록 제한했다. KT 관계자는 “행사가 끝나고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 그때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지만 이석채 회장은 발표가 끝나자마자 연단에서 내려와 행사장 밖으로 퇴장했다.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이석채 회장이 간담회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미디어오늘은 이석채 회장에게 ‘대법원이 CP프로그램의 불법성을 인정했는데 사과할 의향은 없느냐’, ‘IT서포터즈를 사조직으로 활용했는데 해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 동안 KT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거나 해명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피했다. 오히려 십여 명의 KT 관계자가 취재를 제지하기까지 했다.

언론이 이석채 회장의 거취를 재차 묻는 배경에는 지하철 9호선 광고사업에 적자투자를 강행하고, 8촌 관계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대본부장이었던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검찰에 ‘경영상 배임’으로 고발당하는 등 일련의 사건들이 있다.

지난해 폭로된 새노조·민주동지회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논란, 올해 대법원의 CP프로그램 불법성 판결은 이석채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에 불을 댕겼다. 특히 CP프로그램은 114 노동자에게 전신주 개통작업을 지시하고 이를 제대로 못해내면 경고를 반복하며 해고를 유도하는 등 ‘학대해고’에 가깝다. 이런 까닭에 민영화된 공기업 KT는 이제 ‘죽음의 기업’으로 불린다.

이날 이석채 회장은 자신을 만나러 온 노조위원장, 대리점주, 해고자, 명퇴자를 만나지 않았다. 기자들도 이들을 만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석채 회장과 기자들이 오히려 철창 안에 갇힌 신세, 도망자로 보였다. 굳게 닫힌 행사장 안에서 기자들은 회장의 말을 받아 적기 바빴다. 대리점주 오영순씨는 “기자들이 이렇게 많은데 제대로 된 기자는 없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서울 KT광화문지사에서 열린 통합 KT 출범 4주년 기자간담회장에서 취재중인 기자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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