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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노조선거 개입용’ 노동자 성향분석 문건 나와
새노조 “전직 관리자 제보”… ‘민주파’ 분류 및 구체적인 사유까지 보고하도록 한 보고양식 드러나
[0호] 2013년 06월 21일 (금)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KT가 노동자들을 친경영진 성향으로 분류하고, 노동조합 활동 등을 감시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나왔다. 문건에는 KT가 각 지사 관리자에게 경영/중도/민주로 노동자를 분류하고, 분류 사유로 전국민주동지회와 접촉 유무 등도 기록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돼 있다. KT는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관리자의 노동조합 선거 개입을 폭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광양지사 김성현씨의 죽음 이후 KT의 노조 선거개입 문건이 나온 것. 특히 이 문건은 KT가 노동조합 선거를 관리하려고 각 지역 관리자에게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문건대로라면 KT는 친기업 노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를 분류했고, 이를 노조 선거 시기에 맞춰 상부에 보고했다.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이 21일 공개한 <개인별 선호도 조사> 문건은 KT 본사에서 각 지사에 내려보낸 보고양식이다. 이해관 위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성현 열사 죽음 이후 KT 전남지역 전 관리자에게 제보를 받았다”면서 “제보자는 ‘본사에서 내려 보낸 양식’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KT는 노동자를 경영, 중도, M(KT전국민주동지회)로 나누고 구체적인 분류 사유를 적으라고 지시했다. KT는 분류 이유로 “현 집행부와 친밀/전보시 추천”, “노동조합 경력”, “현집행부에 불만이 가득하며 위원장 선거시 참관인 수행”, “민동회 핵심필진활동/000과 수시통화” 등을 예로 들었다.

   
▲ KT새노조가 공개한 KT의 <개인별 선호도 조사> 보고양식.
 
문건의 양식과 내용으로 볼 때, KT 본사에서 지역 담당자에게 내려 보낸 것으로 보인다. 제출일자도 명시돼 있다. 이해관 위원장은 문건을 건넨 KT 전 관리자가 “선거를 전후 해 늘 조합원 성향분석을 했고 최종적으로 본사로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고 김성현씨가 유서에 남긴 15년’에 대해 “민주노조가 무너진 뒤 기간이 15년”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자는 “이 문건은 성향보고 사례문건으로 이러한 양식으로 보고했으며, M은 민동회로 분류된 경우”라며 “중도성향에 대한 집중적 관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KT 내 ‘민주파’인 민동회를 조직적으로 ‘확인’했고, 중도 성향을 집중 ‘포섭’했다는 이야기다.

이해관 위원장은 “이 자체가 부당노동행위의 사례이며 KT의 만연된 불법적 노무관리의 적나라한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2011년은 KT 노조 위원장 선거가 있었다. KT새노조는 KT가 노조 선거에 개입할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만 밝힌 상황이다. 김철기 언론홍보팀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성향 분석 보고서가 정확히 무엇에 대한 내용인지 알지 못한다”며 “노사협력팀에 사실을 확인한 뒤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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