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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없는 존재'로 엎드린 KBS 길환영 사장과 KT 이석채 회장
[비평]미디어업계 '용'과 '호랑이'가 벌이는 볼썽사나운 '충견' 경쟁
2013년 07월 04일 (목) 15:19:49 김완 기자 ssamwan@gmail.com

미디어업계의 ‘용’과 ‘호랑이’라고 할 만한 KBS와 KT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KBS의 여당 추천 이사들은 ‘기습’적으로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했고, KT는 ‘영포라인’의 핵심으로 승승장구하던 서유열 사장을 미국으로 보낸다.

KBS 수신료 인상과 KT 사장의 미국행이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물을 수 있다. 각각 회사의 사정에 따라 진행된 일이 공교롭게 한 때에 몰린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KBS 기습적 수신료 인상과 KT의 급작스런 사장 외유는 맞닿아 있다. 전혀 별개의 건으로 보이는 이 두 사건은 결국, 같은 ‘계기’적 동기를 갖고 있다. 

 

대통령 방중 맞이 잔치상 급하게 차려낸 KBS 길환영 사장, 옆에 앉아 무슨 얘기 나눴을까?

 

두 사건은 모두 한 곳을 향한 ‘메시지’이다. KBS의 여당 이사들이 수신료 인상안을 긴급 상정하기에 앞서 KBS 길환영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드라마틱한 만남이었다. 길 사장은 박 대통령을 만날 계기를 만들기 위해 2주 만에 대형 콘서트를 ‘급조’해냈다. 박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북경에서 ‘한중 우정콘서트’라는 정체불명의 행사를 기획해냈다. 방송사의 역량이 총동원됐다. 아이돌들의 스케줄이 대거 조정됐고, KBS의 역시 급하게 정규방송을 밀어내고 편성 시간을 만들어내야 했다. 특별히 한국과 중국의 우정을 기념해야 할 까닭은 없었다. 다만, 길 사장이 박 대통령과 자연스레 만날 명분이 필요했을 따름이었다.

 

   
▲ KBS 길환영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맞이해 '한중 우정콘서트'라를 잔치상을 급조해 아이돌을 병품 삼아 박 대통령을 직접 모시고 옆자리에 앉는 기회를 잡았다. 이 만남이 끝난 직후 KBS는 수신료 인상 드라이브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KBS)

 

 

길 사장의 ‘기획’은 성공했다. 박 대통령은 그 콘서트를 들렀고,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아이돌을 ‘치하’했다. 물론, 길 사장이 모셨다. 워낙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그리고 비밀리에 진행된 일정과 기획이었던지라 아이돌 가수들이 속해있는 기획사 관계자들은 난감했지만 ‘갑중의 갑’이라고 할 수 있는 KBS의 ‘강권’에 응하지 않을 도리는 없었다. 아이돌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한국과 중국의 우정을 응원하고, 대통령께 인사를 드려야 했다. 길 사장은 그렇게 아이돌들을 ‘병풍’삼아 박 대통령 앞에서 생색을 내고 끝내 콘서트 내내 옆자리에 앉을 수 있는 기회를 따냈다.

 

이 자리에서 길 사장은 박 대통령에게 무슨 얘기를 건넸을까? 자신의 방중을 맞이해 성대한 ‘잔치상’을 차려낸 공영방송 사장에게 대통령은 또 무슨 ‘은혜’를 약속했던 것일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만남’이후 KBS가 수신료 인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단 점이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야당 추천 이사들이 참석하지 않은 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하는 것이 ‘볼썽사납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를 강행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여당 이사들이 총대를 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언제나처럼 ‘신호’를 받고 들러리를 서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까지 가서 밥도 못 얻어먹었지만, 영포라인 내보내며 엎드린 KT 이석채 회장

 

KT의 상황은 좀 더 노골적이다. 일반인들에게 좀 낯선 이름이지만, 서유열 사장은 이석채 체제 KT의 핵심 중에 핵심이었다. 이석채 체제에서 그는 전무가 된지 3개월 만에 부사장이 됐고 다시 1년도 되지 않아 사장이 됐다. KT 역사에 기록될 승진 속도였다. LTE급이었던  그의 승진 속도를 두고 KT 안팎에선 많은 말들이 나돌았다. 하지만 이석채 회장은 그에 대한 신임을 거두지 않았다.

 

   
▲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KT 이석채 회장의 거취는 언제나 초미의 관심사였다. 대표적 친이 인사로 분류되는 이 회장이 자리를 보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내가 지금 (저 문으로) 나가면 됩니까. 여러분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 알아서 판단해 달라"고 말했던바 있다. 하지만 그는 문으로 나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뉴스1

 

 

이유는 하나였다. 이명박 정부를 움직였던 실세 라인인 ‘영포라인’이 서 사장을 밀었고, 경주고등학교 출신인 서 사장 자체가 통신업계 ‘영포라인’의 핵심이었다. 서 사장은 당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의 보좌관이었던 이동걸, 민간인 불법사찰의 주역이었던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 등과 함께 ‘민간인 불법 사찰’을 물심양면 지원했다. 서 사장은 이 전 비서관에게 불법 ‘대포폰’을 건넨 당사자였다. 서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음지의 권력이 작동할 수 있도록 통신 쪽 편의를 제공한 대표적 인사였다.

 

KT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석채 회장의 퇴진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회장이 친이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들이 KT회장 자리를 주요한 정권교체의 ‘전리품’으로 삼아왔단 점을 감안할 때, 그의 목숨 역시 시시각각에 달렸다는 것이 이석채 퇴진설을 구성하는 주요 기반이었다. 4월에 교체한다, 6월에는 날린다 등 언론계 안팎에서 여러 말이 떠돌았지만 아직까지 이석채 회장은 건재하다.

 

물론, 이석채 회장도 자리 보존을 위해 치열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S 길환영 사장이 그랬던 것처럼 그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중국을 방문했다. 방문자 명단에 없던 길 사장이 스스로 행사를 ‘기획’해 대통령을 영접했다면, 그럴 수 없는 이 회장은 중국 상해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obile Asia Expo) 행사에 참석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북경에 있던 박 대통령을 만날 기회를 끝내 잡지 못했고, 공식 만찬에도 불리지 못했다.

 

그리곤 서유열 사장이 짐을 싸 미국으로 떠난다고 밝혔다. 친이계의 권력을 뒷받침하던 KT내 친이계 인맥의 핵심이 스스로 사장직에서 잠정 물러나는 것이다. KT는 ‘쉬라는 의사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KT내부에서조차 이를 믿는 사람은 드물다. 한 KT 관계자는 “서 사장이 아픈 것은 맞아 보인다. 하지만 굳이 미국을 가는 것에는 2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이 회장이 자리보존을 위해 서 사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단 내보내는 것이란 것이고 둘째는 신병 치료 차원이긴 하지만 이 회장이 정치적 메시지를 최대한 실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씁쓸해하며 “어찌되었건 양자 모두 이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걸림돌을 치우며 친이계를 내보내겠다는 메시지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과 함께 KT는 대표적 친박 인사지만 현재는 ‘낭인’이라고 할 수 있는 홍사덕, 김병호 전 의원을 영입했고, 새누리당 쪽 의원들과 두루 친분이 깊은 변철환 전 뉴라이트 대변인을 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결국, KBS와 KT 모두 정권을 향해 메시지를 쏘아올린 셈이다. 수신료 인상과 자리 보존을 위해 미디어업계의 ‘용’과 ‘호랑이’는 이보다 더 납작할 순 없는 자세로 바짝 누웠다. 이들의 굴종에 감읍한 청와대는 과연, 긍정적인 신호를 내려 보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공영방송과 국가기간통신사의 위상이 그야말로 청와대 출장소가 되고 있는데 딱하게도 길환영 사장과 이석채 회장만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누가 더 '영혼 없는 존재'인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아우성 치고 있단 점이다. 그야말로 ‘용호’ 쌍스러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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