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호(號)는 지금...⑧폭주기관차 | ||||
KT를 향한 ICT인들의 시선이 복잡하고 착잡합니다. 혹자는 “KT가 어쩌다가...”라며 고개를 흔듭니다. 손가락 하나씩 3개를 꾹꾹 눌러 접으며, ‘KT 3대 미스테리’라고도 합니다. ‘이석채 회장 언제 내려오나, 노조 왜 저러나, KT 진짜 경영실태 어떤가’라는군요. 이석채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이런 저런 얘기는 어느덧 4~5개월 째로 접어들면서, 이제 화젯거리도 아닙니다. 늘 긴박한 느낌으로 회자되면서 KT 안팎으로부터 관심을 모았지요. KT인들은 ‘피로감 마저 느낀다’고 전합니다. 피로가 넘쳐 힘겨웠을까요. CEO가 화합을 외치며 직원 가족들과 피자를 만드는 와중, KT의 변화를 외치며 목숨을 버리는 직원이 이어집니다. 3만 직원 중 0.1%도 안되는 수준이면,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요.
대개 ‘이석채 회장 참 세다’며 웃습니다. 민간기업 CEO의 거취와 관련해 정부를 비롯한 외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경로로 확산된 ‘KT CEO교체 필요성'에 대한 정계·관계·기업인들 사이의 정서를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이겨내는 형국이니까요. 지난 2일 이른바 친박 실세라고 알려진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험용 영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KT의 ‘홍사덕·김병호 영입’에 대해, “만약 낙하산 인사가 자행되고 있다면 이것은 이대로 있으면 안 된다”며 “이 경우가 과연 대통령 낙하산이냐는 것은 따져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지요. KT와 관련해 대통령을 거론하는 제법 부담되는 모습입니다. 이 최고위원은 나아가 “대통령이 사전에 알지도 못했을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든다”며 “정권 낙하산은 아니며, KT 인사권자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첫날인 6월27일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하지 못한 사실을 놓고 일었던 ‘청와대 거부설’에 이은 친박 실세의 사뭇 모진 발언이었던 까닭에 KT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른바 ‘올레KT(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발탁된 외부 인사, KT출신 인사를 말하는 ‘원래KT'와 대비)’를 모두 호출해 이석채 회장을 둘러싼 위기 진단·극복을 위해 전력투구했다는 후문입니다. KT노조도 경영 현안인 주파수 경매를 놓고 대통령을 끌어 옵니다. ‘대통령~’으로 시작되는 신문광고를 이용해 미래부의 ‘주파수 할당안 철회’를 주장했지요. 이어 미래부 앞에 5천여 명이 모여 붉은 띠를 이마에 두른 채 살벌한 모습으로 3박4일에 걸친 빗속 시위를 진행합니다. 경영자의 주파수 정책실패에 따른 문제를 지적하기는 커녕,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지난 시간의 실패를 일거에 만회하는 한편 CEO 거취와 관련해 ‘푹’ 가라앉은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시쳇말로 ‘주파수 엮어 팔자 고치려는’ 듯한 사측의 행보를 묘하게(?) 지원한다는 비아냥 마저 들립니다. 경영실태에 대한 의구심은 ‘일단 가려진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혹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석채 회장의 퇴진을 목놓아 요구하는 이들이 전하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흉칙한’ 수준인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요. 일부는 경영실패와 비리의 경계를 오가면서, ‘해도 너무하네’라는 염려 마저 불러일으킵니다. KT가 놓아가는 일련의 발걸음에 대한 미래부 고위 관계자의 “폭주 기관차와 다르지 않다”는 진단이 의미심장합니다. 국회 모 여당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막가는 기차’라는 표현을 씁니다. 통신맏형 KT의 지금과 내일이 퍽 불안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