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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석채호(號)는 지금...⑨‘고백’과 ‘자해’
 
김관오 기자
▲  그림=최민   ©it타임스

 ‘우리 회사 너무 힘들다’고 했지요. ‘돈도 없고, 임금은 이미 동결됐으며, 여건이 안좋아 주력 사업이 뒤처져 접을 수도 있는 까닭에 아차 하면 임금 마저 못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들리는 부도 직전 중소기업에 대한 얘기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ICT를 대표하는 이른바 ‘통신 맏형 KT’에 대한 얘깁니다.

한 귀로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는 KT노조의 진단이기 때문입니다. 주된 임무인 임단협을 사측에 위임할 만큼 경영진을 신뢰(?)하지요. 회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타개하겠다며, 붉은 띠 이마에 두르고 대오를 맞춰 빗 속 열혈 투쟁에 나섰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LTE주파수 경매방식 변경’을 주장하는 거리 투쟁 중 “올해도 임금을 동결하고 내부적으로 재정도 마이너스인데 무선 통신 시장에서 더 이상 뒤쳐지면 임금도 못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정년 60세 연장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불안감이 노조원들을 일으켜 세웠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경영진들이야 단기 계약직이니 임기를 끝내고 가면 그만이지만, 임직원들은 경영진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고통을 이어가야 한다" 고 하소연했습니다.

정리하면, ‘현재는 엉망이고, 미래도 불안하다’입니다. 한마디로 경영이 잘못됐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경영진에게만 맡길 수 없어 3만여 노조원을 대표해 5천6백여 명이 일 손을 놓은 채 한꺼번에 휴가내고 거리로 나왔다는 주장입니다.

‘돈 없는 현실과 임금 마저 걱정되는 미래’를 고백하면서, 그 원인을 어떡하든 내부에서 찾지 않으려는 노력이 신묘합니다. 노사 간 기묘한 혼연일체(渾然一體)라는 지적이 나오는 지경입니다. ‘경영 잘못으로 회사가 힘들게 됐으니, 경영진과 이사회는 책임져라’라는 주장이 훨씬 자연스럽고 상식적이지 않을까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사측이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지난 2011년 구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주파수(900MHz)가 간섭과 혼선 탓에 계획대로 쓸 수 없는 탓에, 무선서비스 부문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합니다.

기자들을 불러 시연을 통해 보여줬지요. ‘원자재에 이물질이 많아 좋은 상품을 만들지 못합니다’라고 확실하게 공개한 셈이지요. 혹자들은 ‘자해(自害, 사실 난 못해)’를 통한 ‘겁박(劫迫, 정부는 책임져)’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합니다.

“(문제의 900MHz를 가져가라고)정부가 시킨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선택해놓고서는...”이라는 주변의 핀잔과 정부의 불쾌한 심기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저 ‘잡티 많은 주파수 탓에 LTE 분야에서 뒤처졌고~ 이는 정부의 책임이며~ 그래서 정부가 문제해결에 나서야하니~ 이번 LTE 주파수경매에서 인접 1.8GHz 주파수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라(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않지만)’라는 주장만 읊조리며 외칩니다.

잡티 낀 900MHz 주파수를 가져온 자체가 정책실패라는 지적은 둘째치고, LTE 부문에서 경쟁사에 뒤처진 원인이 단지 주파수 탓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이석채 회장 취임 직후인 2010년 KT는 에릭슨으로부터 3G 네트워크 장비구매를 검토합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3G를 넘어 LTE 시장선도를 외치며 망구축에 한창이었지요. SK텔레콤도 LG유플러스의 행보를 ‘지나치게 앞서간다’는 불만을 내비치면서도 LTE 망구축을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3G의 여운과 4G의 시작을 놓고,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2G 종료를 위한 고민이 깊어서였을까요. KT는 3G의 여운을 선택합니다.

이석채 회장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 네트워크 담당자를 불러 ‘3G 장비구매에 대한 의견’을 묻습니다. 담당자는 “시장, 경쟁사 동향, 그리고 매몰비용 등을 고려할 때 3G 보다는 LTE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웬걸요. KT는 과감히 3G 네트워크 장비구매를 결정합니다. 무려 9천억원이 들어갔습니다. 3G 보다 LTE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담당자는 보직해임 됐지요.

노조는 “경영이 잘못됐다”고 ‘고백’하면서 경영진을 탓하지 않습니다. 또 사측은 “우리 서비스 엉망이다”고 ‘자해’하며 정부를 압박합니다. 참, ‘갸우뚱’한 형국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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