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이석채, 박근혜 저격수 임현규 MB특보 부사장 선임 | |||||||
2007년 박근혜 비방 혐의 구속 전력, 지난주부터 출근…"이원종 전 수석 청탁으로 발탁" | |||||||
| |||||||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정책 특보(홍보단장)을 지냈던 임현규씨가 최근 KT 부사장으로 영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오늘이 취재한 결과 임 부사장은 최근까지 SK텔레콤 고문으로 재직하다 이달 초 KT BS(비즈니스서비스)추진실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임 부사장은 지난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5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출소했다. 한때 박근혜 저격수로 불렸던 임 부사장의 영입을 두고 KT 안팎에서는 온갖 추측이 분분한 상황이다. 퇴진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이 최근 홍사덕 전 한나라당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는 것과도 사뭇 다른 행보다. 일부에서는 임 부사장과 최아무개 TV조선 부장의 친분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 부장은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 아들인데 임 부사장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사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공채 절차를 밟아 영입됐고 다만 이원종 전 수석을 통해 이석채 회장에게 잘 봐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수석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던 사람이다. 임 부사장은 “박근혜 명예훼손 사건 이후 그 쪽과는 관계가 악화돼서 연락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서 “최필립 쪽 청탁으로 입사했다는 소문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해명했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인 임 부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로 불렸던 김원용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의 추천으로 정치권에 발을 담갔다. 임 부사장은 김 교수가 성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제자였다. 임 부사장은 계명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하다가 하다가 대선을 앞두고 2007년 이명박 캠프에 합류했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고향 선후배 사이로 막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사장은 “박근혜 후보가 영남대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무렵 신기수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이 대학 강당 신축공사를 발주해 준 대가로 성북동 자택을 무상으로 받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 자료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언론 매체를 통한 네거티브 공세는 후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해 공익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엄벌이 필요하다”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임 부사장은 대선 직후인 12월22일 항소심에서 징역 5개월로 감형돼 풀려난다. 임 부사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득 본 게 없다”면서 “공직을 받지도 못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말에 가서야 사면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고문으로 들어갈 때는 강만수 전 장관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면서도 “당초 임원으로 내정됐다가 박근혜 명예훼손 건이 문제돼서 고문으로 물러앉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2007년 출소 직후 셋톱박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알티캐스트에서 전무로 재직하면서 이원종 전 수석을 깍듯이 모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에게 건의해서 이 전 수석에게 차량과 기사 정도를 제공했는데 그게 인연이 돼서 이번에 KT에 들어올 때도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명박 정부 라인이니 박근혜 정부 라인이니 말이 많지만 모두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임 부사장은 이명박 정부 덕을 본 게 없다고 하지만 직장을 옮길 때마다 화려한 인맥을 활용했다. KT에 원서를 넣었을 때도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는데 이 전 수석이 나서서 이석채 회장에게 부탁을 해서 면접까지 보게 됐다. 임 부사장은 “업계에 아는 사람이 많다”면서 “잘 봐달라고 부탁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다. “청탁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실력을 인정 받아서 영입됐다”는 이야기다. 임 부사장은 “박근혜 저격수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니는 게 괴롭다”면서 “이렇게라도 먹고 살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데 지나간 일과 엮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BS추진실 업무라는 게 맨 바닥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일인 데다 실력을 검증받는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계약 기간도 내년 말까지로 짧다”면서 “엄청난 특혜인 것처럼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부사장의 영입을 두고 KT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공식적으로 인사 발령을 공표하지 않은 탓에 내부에서도 임 부사장의 영입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이석채 회장의 낙하산으로 분류된 임원들까지 나서서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회장의 잇따른 인사 전횡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KT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인사 전횡은 이 회장의 자리보전용 보험 성격이 짙다”면서 “박 대통령의 기업인 만찬에서 배제되는 등 이 회장 퇴진론이 공공연하게 거론되자 전방위로 줄을 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 부사장은 정치권과 직접적으로 네트워크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회장의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인사 전횡이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KT의 한 인사는 "이석채 회장이 자리보전을 위해 강온양면작전을 쓰는 것 같다"며 "홍사덕 김병호 씨 등 친박인사 영입은 '정권 줄대기'로, 박근혜 저격수였던 임씨 영입은 여차하면 대통령을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