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가입자 급감, 2분기 당기순이익 반 토막 | |||||||||||||||||||||
마케팅 경쟁 주도하고도 가입자 점유율 줄어들어… 비통신 부문도 한계, 주파수 경매에 사활걸 듯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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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반 토막이 났다. KT가 2일 밝힌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KT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3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0.4% 늘었고 영업이익은 1.5% 줄었는데 지난해 실적을 떠받쳤던 부동산 관련 이익과 자회사 연결 실적이 크게 줄어들어 충격을 줬다. KT 실적이 좋지 않을 거라는 우려는 많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시장의 예상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참담한 실적은 경쟁사들과 비교해서 더욱 두드러진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일찌감치 지난달 29일과 30일 실적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액이 0.8%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SK텔레콤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1206억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4677억원으로 무려 288.0%나 늘어났다. 매출액와 영업이익도 각각 3.9%와 33.8%씩 늘어났다. KT는 2일 오후 4시에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할 예정이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KT가 굳이 금요일 오후, 웬만한 신문사들 마감이 끝난 시간에 일정을 잡은 것을 두고 신문 보도를 토요일로 미뤄 조용히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돈다. 업계에서는 진짜 문제는 올해 하반기라고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데 KT는 하반기에 더 안 좋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KT는 “KT의 LTE 가입자 비중은 36.8%로 LTE 보급 확대에 따른 ARPU와 매출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지만 KT의 가입자 점유율은 정체 또는 둔화 추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무선통신 분야에서 KT 점유율은 30.4%로 1년 전 31.2%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LTE 점유율도 LG유플러스를 따라잡고 2위로 올라섰다고는 하지만 5월 기준으로 26.1%, 올해 들어 정체 상태다. 김범준 KT 전무는 “2분기는 KT가 추진해 온 All-IP 기반 확대 및 비통신 분야로의 활로 개척이 결실을 거두는 시기였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평가는 다르다. 문지현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LTE 가입자 수는 증가했으나, 3G 가입자 수의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점유율이 하락했다”면서 “마케팅 과열 경쟁을 주도했으면서도 가입자 점유율이 줄어든 상황이라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시작한 LTE-A를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LTE 보조 대역으로 쓰고 있는 900MHz 대역이 혼선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 8월 말 주파수 경매에서 1.8GHz 대역을 낙찰 받지 못하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KT가 이번 경매에서 1조5000억원 이상을 부를 거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KT는 무선 시장에서 후발주자의 도전으로 업황 개선에 따른 수혜를 온전히 누리고 있지 못하고 이마저도 유선 부문의 매출 감소로 상쇄되고 있어 주가의 상승여력이 다소 부족하다”면서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양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KT의 최근 실적 부진을 “멀리 뛰기 위한 움추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기다릴 때”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