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 |
사촌 동생 이석조 전 대사가 계열사 케이티렌탈 경영고문 맡아
8촌 친척뻘 유종하 전 장관 회사계열사 편입했다
고발당하기도
박근혜 대선캠프 인사 영입 등 낙하산 보은인사 두고도 뒷말 무성
이석채 케이티(KT) 회장의 친인척 특혜
문제가 또 불거졌다. 13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 회장의 4촌 동생인 이석조(67) 전 주케냐대사가 케이티 계열사인 케이티렌탈의
경영고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8촌 간인 유종하 전 외교부 장관에게 특혜를 줘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는 가운데, 또다시 친인척 특혜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석조 고문은 지난 12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케이티렌탈의 친환경 관련 사업에 수시로
경영자문을 해주기로 했다. 외국 렌탈사업 사례 조사활동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티렌탈은 통신장비 렌탈회사인 한국통신진흥㈜과 케이티가
2010년 인수한 금호렌터카를 합병한 회사로, 차량·사무기기·가전·건설장비 등을 빌려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고문은 외무고시 출신으로
1972~2005년 외교부에서 근무한 외교전문가다. 유엔기념공원 관리처장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이후에는 국민대에서 초빙교수로 자원외교 등을
강의했다. 현재 케이티렌탈이 벌이고 있는 친환경사업은 카셰어링 정도로, 특별히 외교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아니다. 보통 대기업의 경영고문은
수천만원대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 회장 사촌이라서 경영고문직을 맡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 고문은 “형님(이석채)과는 잘 만나지도
않고, 평소 친분 있던 이희수 케이티렌탈 대표이사한테 제안받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고문직 맡은 걸) 형님이 아마 알고는 있을
거다. (친인척이라서 논란이 된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티렌탈 홍보팀 쪽은 “경영고문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석채 회장은 앞서도 친인척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2월 참여연대는 이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8촌 친척뻘인 유종하 전 외교부 장관이 운영하던 아헤드코리아라는 회사와 케이티가 공동으로 2009년 말 콘텐츠 사업 회사를
설립한 다음에 케이티 계열사(현재 케이티오아이씨)로 편입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유 전 장관한테 수억원의 이득을 주고 케이티에는 6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참여연대는 케이티가 유 전 장관이 지분을 갖고 있던 ㈜사이버엠비에이를 인수하면서도 기존 주식가보다 9배가량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77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조사부가 이 사건을 조사중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 회장과의 친분
말고는 케이티가 합리적으로 투자할 이유가 없는 사업들이었다. 이석채 친정체제가 강화되면서 케이티 내부에서 회장한테 전혀 딴죽걸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 잡음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친인척 문제만이 아니라, 케이티 내부에서는 ‘낙하산’, ‘보은’ 인사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와 정치권 출신 인사 수십명이 케이티에 입성하더니, 최근엔 친박계인 홍사덕·김병호 전 의원이 경영 자문위원을 맡은 것을
비롯해 박근혜 후보 캠프 미디어팀장 출신의 김정관씨가 케이티렌탈 마케팅·홍보 총괄 본부장으로 영입되는 등 ‘친이’에서 ‘친박’으로 외부인사들이
물갈이되는 분위기다. 케이티 내부에서는 “이석채 회장 유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