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권침해’ KTis, 내부고발직원에 ‘협박’
난청 직원에 경고장만 20번…윤리경영부 A간부는 ‘징계 협박‘
[위클리오늘=조은국 기자] KT의 114 안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케이티스(KTis)가 난청 장애 직원을 콜센터에 배속한 후 실적 압박을 가한 것도 모자라, 해당 직원이 인권침해를 언론에 고발하자 ‘징계’ 운운하며 협박을 서슴지 않은 것을 드러났다. 19일 인권침해 사실을 본지에 고발한 이재찬씨(57·서울시 은평구·1985년 KT 입사)에 따르면 케이티스 윤리경영부 A 부장은 애로사항 청취를 빙자해 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언론에 자료를 직접 전달했냐’, ‘인터뷰를 왜 했냐’면서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
또 ‘계속 경고장을 보내는 것이 압박감을 주기 위한 것이냐’는 자신의 질문에 A 부장은 ‘그렇다’고 동의했다고 이씨는 덧붙였다. A 부장은 이와 관련해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급히 끊은 뒤 연락을 회피했다. 하지만 A 부장은 기자와 통화를 끝낸 뒤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를 유출했으니 책임지라”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이재찬씨는 전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12일 스무 번째 경고장을 받았다. 또 이씨와 함께 지난 2011년부터 콜센터 업무를 맡게 된 동료 직원 40여명도 회사로부터 실적압박을 골자로 한 경고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고장을 받은 박모씨(60)는 “매달 빼놓지 않고 경고장을 받으면서 업무 스트레스를 심각하게 받고 있다”며 “익숙하지 않은 콜 업무를 나이 먹고 하다 보니 실수도 많고 기준(하루 62콜)을 채우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의 동료직원인 이모씨(57)도 “이전까지 해오던 업무가 아닌 갑자기 콜 업무를 하다 보니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모두 개인 책임으로 돌리면서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해 생활까지 힘겨워 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케이티스가 매월 콜 업무 담당자에게 보내는 경고장은 추후 인사위원회나 징계위원회 등이 열릴 경우 업무불성실 등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직원 입막음 위한 압박용 ‘경고장’
‘업무 부진자 경고’ 관련 공문에는 “케이티스의 이미지 훼손 및 유·무형의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케이티스가 내부직원들의 입막음을 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직접 공문과 함께 경고장을 받은 박모씨(59)는 “공문을 보면서 ‘언론에 제보하거나 인터뷰를 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재찬씨가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케이티스의 업무압박과 인권침해에 대해 고발한 것을 두고 회사 측이 경고한 것”이라며 “이재찬씨 외의 다른 직원에게도 같은 경고장을 보낸 것은 재찬씨처럼 언론에 제보하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달리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7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이씨는 건강이나 경력에 맞지 않은 콜센터 업무에 십 수 차례 경고장을 받는 등의 스트레스 때문에 중증 우울증이 발병했다는 의사소견서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회사는 변함없이 이씨에게 콜센터 업무를 계속 배정했고 경고장도 매월 보내고 있다. 이씨의 산재 심사는 다음달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