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요금’ LTE 가입자 비중 최저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도 하락
KT쪽 “7월 실적은 아직 결산중”
케이티(KT)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분기에 신통찮은 성적표를 내놓더니, 지난 7월에도 14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케이티 안팎에선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만년 3위이던 엘지유플러스(LGU+)한테도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겨레>가 입수한 케이티의 7월 영업실적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케이티는 총매출 1조3956억원에 영업비용 1조4097억원으로 141억원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1월 38억원의 소폭 흑자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케이티 안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마케팅부서의 한 직원은 “회사에서 적자가 많이 났다며 ‘실적 못 내도 좋으니까 경쟁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응하는 비용으로 돈 쓰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돈 없이 무슨 마케팅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업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이동통신 가입자 수 하락이다. 7월 단말기 매출이 187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241억원)에 견줘 42% 줄었다. 삼성전자·엘지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로부터 통신사가 구매해 고객한테 파는 단말기의 매출은 사실상 이동통신사의 신규 가입자 수와 관련이 깊다. 최근 들어 케이티의 가입자 점유율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케이티의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은 2011년 31.7%를 정점으로 지난 6월 30.39%까지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더구나 ‘비싼 요금’을 내는 엘티이(LTE) 가입자 비중은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37%(6월 기준) 수준이다. 케이티가 이익을 내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던 유선전화 매출(2102억원)도 7월엔 전년보다 13%, 초고속인터넷 매출(1667억원)은 전년보다 0.2%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3% 줄어든 탓에, 7월 들어 케이티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지만 소용이 없었다. 단말 보조금(-108억원), 유지판촉비(-36억원) 등을 전년 같은 달보다 크게 줄였지만, 사업경비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탓에 전체 비용은 그다지 감소하지 않았다. 케이티는 올해 1~7월 단말 보조금을 전년보다 2배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티의 한 관계자는 “유선·무선전화 등 모든 주력사업이 하향세인데다가, 부동산 임대료와 전산시스템 구축비용 등 불필요한 비용들이 꾸준히 늘어난 게 문제”라고 말했다.
케이티와 케이티에프(KTF)가 합병한 2009년 이후, 3개월치를 묶어 공시하는 분기 실적에서 케이티는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03년 8000억원대의 대규모 명예퇴직 비용 때문에 영업적자를 냈던 것은 공룡 통신기업인 케이티 역사상 매우 드문 ‘적자’였다. 7월 한 달 단위 적자이긴 하나, 그만큼 케이티 내부의 충격은 크다.
물론 7월치만으로 케이티 하반기 실적 전체를 점치기엔 이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한 이통사만 본보기로 영업정지 시키겠다며 보조금 감시에 눈을 치켜뜨고 있던 시기여서, 이통 3사 모두 영업실적이 썩 좋지 않았던 특수한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케이티 쪽은 “공시하는 분기 실적이 아닌 월 단위 실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긴 어렵다. 7월 실적은 아직 숫자 보정 중”이라고 밝혔다. 케이티의 월 단위 실적은 매달 중순 1차로, 매달 말 보정자료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