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KT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KT 상생간담회’에 참석한 우원식 의원의 이야기다. 우 위원은 기자에게 “우리는 이석채 회장이 신상 문제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이해한다”며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KT와 휴대폰 대리점 불공정행위, 인력퇴출프로그램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은수미 의원은 “KT가 불법퇴출프로그램에 대해 의원실에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건 이석채 회장 신상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석채 회장이 간담회에 불참한 이유와 배경에 대해 이목이 쏠리지만 KT는 “일정이 겹쳤다”고만 설명했다. 김철기 상무(언론홍보팀장)은 “같은 시각 외부일정이 있어 미리 양해가 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석채 회장의 일정 내용과 시간, 장소를 묻는 기자에게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KT대리점 피해자 협의회 회원들이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석채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사진=박장준 기자.
간담회 시작 전 민주당 의원들이 피해사례 보고서과 KT의 대책 보고서를 보고 있다. 사진=박장준 기자.
KT가 국회 담당 업무와 대외협력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7월 영입한 유정식 부사장(CR부문장·전 충주MBC 사장)은 기자에게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회장님 대신 사장들이 참석해 말씀을 나눴는데”라고 말했다. 김철기 상무는 “일정을 확인하더라도 굳이 언론에 일정을 말하면 이 일정의 경중에 따라 괜히…”라고만 말했다.
내부에서 엇갈리는 답변이 나왔다. 언론홍보팀 박창규 과장은 “요즘 하반기 경영설명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으나 이날 어떤 지역지사를 방문했는지는 몰랐다. 박 과장은 “어제 대구에 간 것 같다”고 말했으나 김철기 상무는 “요즘 지역을 자주 가시는데 어딘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내부문건을 보면 지난 1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진행 중인 경영설명회 강연자 및 참석자 명단에 이 회장은 없다.
최근 ‘청와대발 퇴진 종용설’이 나오면서 이석채 회장 퇴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연금이라도 나서서 의결권을 행사하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석채 회장이 국회의원들과 만남을 ‘신상 문제’로 피한 것은 퇴진설에 힘이 실린다.
같은 시각 사옥 앞에 모인 참여연대, KT새노조, KT을피해자 모임은 기자회견을 통해 KT의 노무관리, 대리점 불공정 관행 등을 지적하며 이를 하루 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초우량 국민기업 kt를 총체적으로 부실 경영한 책임을 묻는다”며 이석채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한편 KT는 을지로위원회와 간담회에서 대리점 불공정행위 등 KT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홍진 G&E부문장, 김기철 Customer부문 총괄, 이현석 Sales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우원식, 노웅래, 홍종학, 이학영, 은수미, 전순옥 의원 등이 참석했다.
▲ KT 직원이 우원식 의원실 보좌관과 취재진의 출입을 제지했다. 이를 두고 우원식 의원은 “KT가 깡패기업이냐”며 “출입하는데부터 이렇게 사람을 세워놓고 위압감을 주는 게 맞나. KT가 비밀결사조직이냐”고 말했다. 사진=박장준 기자.
▲ 간담회장이 마련된 10층에서 우원식 의원은 앞선 출입제지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제기했다. 이에 김홍진 사장이 해명하고 있다. 사진=박장준 기자.
김기철 부문장이 우원식 의원의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김 부문장의 메모를 보면 KT의 소매매장은 2437곳으로 이중 직영은 171곳이다. 1400곳이 소매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사진=박장준 기자.
윤정식 부사장(가운데)이 광화문 사옥 앞에 있는 ‘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면서 협의체 구성을 약속했다. 사진 왼쪽은 은수미 의원, 오른쪽은 우원식 의원이다. 사진=박장준 기자.
▲ 윤정식 부사장이 발언을 하는 도중 한 대리점주가 “24년 동안 KT에 다녔다. 정말 억울하다”고 소리쳤다. 사진=박장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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