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문 선서’. 사진 케이티새노조 제공 |
지난 달 이동통신 번호이동(MNP) 시장에서 4만명 순감한 케이티(KT)가 ‘전시체제’를 선포하고 나섰다.
3일 이동통신 3사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달 번호이동 시장에서 엘지유플러스(LGU+)는 5만6000명 순증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1만6000명, 케이티는 4만명이 순감했다. 앞서 8월에는 케이티만 9만2000명 순감했고, 에스케이텔레콤과 엘지유플러스가 각각 2만6000명, 6만6000명 순증했다.
엘지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1월을 제외하곤 번호이동 시장에서 우세를 이어가 9월 말까지 50여만명이 순증했다. 반면, 케이티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탈세가 계속되면서 35만여명을 잃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케이티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8월부터 일부 현장영업부서에서 책임경영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가입자 이탈 기조는 9월에도 계속됐다.
한편, 케이티새노조는 이 날 “이석채 회장이 마침내 전시체제를 선포했다. 경영 위기의 원인은 온데간데 없고, 또다시 직원들에게 강압적으로 실적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노조가 공개한 전남고객본부의 ‘결의문 선서’(사진)를 보면 “전쟁에서 결사 항전하여 기필코 승리”, “전선은 기필코 사수”, “총력 전시체제 승전을 위해 굳건히 단결” 등 전쟁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용어들이 넘쳐났다. 결의문 작성일은 9월30일로, 직원마다 서명하도록 했다. 새노조 쪽은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가입자가 줄고 있고, 3월 국제신용평가기관 에스앤피(S&P)에 이어 이달 2일에는 피치도 케이티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석채 회장이 선포해야 하는 것은 ‘전시 체제’가 아니라 ‘자진 사퇴’다”라고 강조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사진 케이티새노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