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치 <한겨레> ‘왜냐면’에 케이티(KT) 홍보실 관계자가 ‘케이티와 관련된 악의적 루머들로 케이티 임직원은
힘들다’라는 취지의 기고문을 실었다. 마치 케이티의 경영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루머에 의해 흔들리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는 이 글의 제목을
그대로 패러디해서 반박문을 싣는다.
단적으로 올해 들어 케이티 현직 직원 18명이 숨졌다. 자살자만 8명이다. 여기에 퇴직 후 58살 이전에
사망한 노동자 수를 합하면 사망자 28명에 자살자는 10명이다. 우리는 이 죽음의 행렬이 노동자의 삶의 가치를 송두리째 앗아가는 이석채식 경영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간단한 통계 몇가지만 봐도 케이티 노동자의 좌절감이 보인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노동자들의 희생은 엄청났다. 취임 직후 무려 5992명의 노동자를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해고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자신을 포함한 이사들의 보수는 44.4%, 경영진의 보수는 123% 인상했다. 또 주주들에게 그해
벌어들인 돈의 94%를 배당금으로 나누어 주었다. 그 절반이 해외 주주의 몫이었다. 한마디로 주주와 경영진의 돈잔치와 노동자의 희생이 완전히
교차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온갖 권력과 줄이 닿아 있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끌어들이며 케이티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좌절을
안겼다. 엠비(MB) 정권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전무가 낙하산으로 내려앉은 자리는 케이티의 대졸 신입사원이 30년 근무해도 오를 수 없는
자리다. 정권이 바뀌자 이번엔 친박(친박근혜) 인사를 끌어들였다. 그 대표 격인 홍사덕 고문의 유명한 한마디, “딱히 하는 일은 없는데 많이
주더라”는 말은 이석채 회장 4년 동안 임금 한 번 제대로 오른 적 없는 케이티 노동자들의 박탈감을 상징한다. 전직 국가안전기획부 간부로
불법도청 의혹의 주인공인 오정소씨도 고문으로, 자신의 사촌 동생도 자회사 고문으로 재직했다. 오죽하면 케이티 낙하산들을 모아놓으면 매머드 정당이
만들어진다는 비아냥이 나올까.
이런 낙하산들이 흥청망청하는 사이 회사 경영 실적이 기울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지난 3년간 공기업 시절
확보한 알짜배기 부동산을 1조원가량 팔아 치웠다. 가입자는 계속 줄고 있어 케이티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다. 통신 부문 매출·순이익이
모두 줄고 있다. 7월에는 케이티 역사상 처음으로 월간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 중 2곳에서 케이티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모든 게 마이너스인데 유일하게 늘어난 게 이 회장의 연봉뿐이라는 게 케이티 노동자들의 분노다.
이석채 회장 4년을 거치면서 케이티는 ‘낙하산 천국’ ‘살인적 노무관리’ ‘시이오(CEO)가 탈통신을
외치는 통신회사’가 되고 말았다. 이것이 이 회장이 혁신했다는 케이티의 현실이고, 그가 반드시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야 하는 이유이자, 우리
케이티새노조가 그의 퇴진을 주장하는 까닭이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