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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석채호(號)는 지금...⑭옥석(玉石) ‘구분(區分)·구분(俱焚)’
 
김관오 기자
▲삽화=미디어카툰(www.metoon.co.kr)  최민   © it타임스
 
“KT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역사와 규모를 지닌 회사다. 말 그대로 ‘통신 맏형’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기업이라는 얘기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회사도 아니고, 잠시잠깐 사이 주저앉을 회사도 아니다.”

안팎으로 힘든 현실에 힘겨워하는 KT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IT전문가 L씨의 진단입니다. L씨는 KT와 대한민국 IT의 뒤안길을 리더의 시선으로, 그리고 실무적으로 30년 넘게 지켜봤지요. 

경쟁사 임원인 Y씨의 생각도 다르지 않습니다. KT의 눈앞을 낙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일을 비관하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인적(人的) 화수분(河水盆 혹은 貨水盆)’이라고 할만한 두터운 인재층을 높이 평가합니다. 필요한 인재가 마르지 않고 나온다는 얘기지요.

Y씨는 “민영화 이후 이상철, 이용경, 남중수 사장이 배출됐다. 또 그에 견줄만한 인재들이 항상 옆에 있었다. CEO를 맡겨도 될 만한 잠재적 CEO들이 끊임없이 나온다.”며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확실히 다르다. 경쟁사들은 핵심임원이 빠지면, 구멍이 난다. 당장 그 자리를 메우기가 쉽지 않다. 내부수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전합니다.

‘역사와 규모를 지닌 인재 화수분’이 지금 참 많이 힘듭니다. 전후·속 사정이 어찌됐든, 도약의 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던 이른바 황금주파수를 가져왔습니다. 웬걸요. 그 이후가 영 기대에 못미칩니다.

여전히 실적개선을 위한 모티브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마케팅 사이드의 총체적 실패라는 지적이 아프게 오갑니다. 뜨뜨미지근한 광고와 차별화하지 못한 품질, 나아가 위기의식이라곤 찾을 수 없는 맥 빠진 프로모션 등이 겹쳤다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황금주파수를 확보한 이후 금쪽 같은 두 달여를 하릴없이 흘려보낸 셈입니다.

다급합니다. 무엇보다 길어야 두 달이면 황금주파수를 둘러싼 ‘약발’이 사라질테니까요. 유통 전문가들을 대거 영업현장에 투입하고, 지역본부장들을 모아 ‘신규가입 60만’을 향한 전시모드를 선언했습니다.

이걸 어쩝니까. 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긴장 풀린 후방에 머물러 있습니다. 영업현장에 착근된 ‘20:20:60’ 구조가 꿈쩍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20’은 결기 넘치는 ‘람보’입니다. 또 ‘20’은 배째라식 ‘나몰라라’이구요. 나머지 ‘60’은 좌고우면 ‘뛰는 척’이라지요.

안온한(?) 2등 의식에서 비롯된 다리 풀린 경쟁력은 비단 영업현장에 머물지 않습니다. 심중은 커녕 안중에서 조차 KT를 내려놓은 채, 오롯이 내 앞길 열어가려는 무책임한 임원들도 드문드문 보입니다. KT 이후의 이력을 준비하는 모습이라고 할까요.

심지어 ‘배은망덕’ 조차 엿보입니다. “이석채 회장은 제가 모시는 분이 아닙니다. 파트너이지요.”라고 했다지요. 이석채 회장이 내부의 의구심을 눌러 밖에서 손잡아 끌어 힘을 실어준 인사라는 점을 생각할 때, 분기(憤氣)도 아까워 ‘썩소(썩은 미소)’를 낳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적어도 액면으로는 ‘역사와 규모를 지닌 인재 화수분’의 모습을 좀처럼 찾을 수 없으니까요. 왜 일까요. L씨와 Y씨는 물론, KT를 아는 대다수 IT인들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지’라고 말합니다. 좋은 구슬은 많지만, 제대로 꿰지를 못했다는 지적이지요.

이석채 회장은 임기 초기인 지난 2009년 이후 ‘윤리경영’을 앞세워 줄곧 사람 물갈이를 중심으로 하는 ‘혁신’을 주창·진행했습니다.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된 ‘공기업 마인드’와 ‘관성적 부조리’를 일신한다는 취지였지요.

유선부문의 현격한 매출저하와 목전에 닥친 음성통화 쇠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안이한 ‘대마(大馬, KT) 불사(不死)’ 마인드를 벗겨내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옳습니다.

하지만,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지요. 문제는 ‘돌(石)로 보이는 옥(玉)’을 찾아내 키우지 않은 채, ‘옥(玉)으로 치장된 돌(石)’을 중용하거나 끌어오면서 생깁니다. 원래KT(구KT) 안에 옥은 없었고, 올레KT(이석채 회장이 외부수혈한 임원) 안에 돌은 없었을까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혁신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옥으로 치장된 돌들이 ‘옥석구분(玉石區分, 인재 찾기·중용)’을 가로막아 ‘옥석구분(玉石俱焚, 전부 상실)’하는 경우가 없어야하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KT의 의미를 말합니다. 통신공룡, 통신맏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기업, 한국 IT역사의 뿌리...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현실에서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일자리 지지(支持)’가 아닐까요. 임직원이 무려 3만2천여 명입니다. 경쟁사 보다 적어도 5배 이상 많지요.

직원 수를 유지한 채 매출 정체 또는 저하를 견디려니, 버거운 것은 당연합니다. 눈에 보이는 ‘엷은 일자리 창출’과는 비교할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두꺼운 일자리 지지’를 위해 버티는 모양새입니다.

그렇습니다. KT를 잘 아는 IT인들이 KT의 ‘지금과 내일’을 우려하고 염려하는 까닭은, KT의 보이지 않는 맏형으로서의 의미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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