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 후 이사회 나온 이석채 KT회장… 거취 여부 촉각
이사회 일정 축소… 회의 길어져
검찰이 제기한 4건 배임혐의, 사내이사들 "배임과 무관"
검찰의 KT 압수수색 사흘 만인 25일 서울 서초동 KT 사옥(올레캠퍼스)에서 이사회가 열렸다. 이번 이사회는 3분기 실적 재무제표 승인을 위한 정기 이사회였으나 검찰의 압수 수색이란 돌발 변수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서초사옥 주위 경비도 평소보다 한층 강화됐다.
이사회에는 이석채<사진> 회장·표현명 사장·김일영 사장 등 사내 이사 3명과 김응한(미국 미시간대 석좌교수) 이사회 의장, 이춘호(EBS 이사장)·이현락(세종대 석좌교수)·박병원(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이사를 비롯한 사외 이사 7명 등 10명 전원이 참석했다. KT는 통상 2박3일 일정으로 지방에서 이사회를 겸한 워크숍을 개최해왔으나, 이번에는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감안해 하루 일정으로 축소했다.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한 이사회는 오후 7시가 돼서야 끝났다. 최근 KT 가입자 수 감소,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온 3분기 실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실적 보고에 앞서 KT 사내 이사 등 경영진은 사외 이사들에게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한 보고를 했다. KT 경영진은 "검찰이 수사하는 4건의 배임 혐의는 경영상의 판단일 뿐 배임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고, 대다수 사외 이사들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이석채 회장 거취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논의가 없었다"고 했으나, 대부분 이사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일영 그룹CC장(사장)은 "이사회 내용에 대해선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아프리카 르완다로 출국할 계획이다. 오는 29일(현지 시각) 르완다에서 열리는 '트랜스폼 아프리카 서밋(TAS) 2013' 행사에서 연설하고, 아프리카 12개국 정상 및 정보통신 장관과 회동이 예정돼 있다. KT가 르완다에서 진행하고 있는 IT개발 사업 모델을 소개하는 자리다.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김홍진 G&E부문장(사장)과 시너지·전략 등을 총괄하는 김일영 그룹CC장도 참석한다. 행사를 준비하는 KT 임직원과 취재진은 25일 저녁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출국 여부는 불투명하다. KT 측은 "출국금지 여부는 확인된 바 없고, 현재까진 예정대로 참석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