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몰아내기? 비정상적 경영이 문제”
KT새노조-참여연대, “이석채 르완다 출장은 국감 회피 워프”
이어진 기자 (bluebloodmh@ezyeconomy.com)2013.10.29 15:53:56
[이지경제=이어진 기자] ‘국감 회피 워프’, ‘국감 회피도 빠름 빠름’
KT새노조와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들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1,000억원대의 배임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KT 이석채 회장의 즉각 퇴진과 이 회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KT 본사가 계열사 노조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KT 이석채 회장의 검찰 수사를 박근혜 정부의 일명 ‘몰아내기’가 아닌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췄다.
◆“가축이 폐사해도 역학조사 벌일 텐데…”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 문제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이석채 찍어내기’가 아닌 ‘정상 경영’과 ‘비정상 경영’이라고 지적했다. 이석채 회장이 비정상적인 경영을 통해 회사가 몰락하고 있어 하루빨리 퇴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이석채 회장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보고 박근혜 정부가 ‘찍어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보수, 진보의 관점을 떠나 ‘정상’과 ‘비정상’이냐의 문제다. 이석채 회장은 매우 비정상적인 경영을 했다”며 “비정상적인 경영의 핵심은 노동인권 침해와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배임한 것이다. 정치의도와는 무관하게 비정상적인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난청이 있는 희망연대노동조합 KTIS지부 최광일 사무국장을 114 콜센터로 발령 냈다. 풍으로 언어장애가 있던 직원도 콜센터로 발령냈다. 귀가 안 들리는 사람을 콜센터에 발령내리는 것이 정상적인가”라고 반문하며 “또한 올해 8명이나 자살했다. 돼지나 소를 키우는 곳에서도 8마리 폐사하면 역학조사 등을 펼칠 것이다. 노동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의 검찰수사가 이슈화된 김에 5년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사회적인 논의 과정을 통해 고질적인 KT 낙하산 문제를 이 기회에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의 개인 비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이전에 KT의 구조적인 낙하산 문제다. 보은 형식의 낙하산 인사가 지속되는 사이 회사가 망가진 것”이라며 “보수, 진보를 떠나 KT 문제에 대해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통신공공성, 노동인권이 존중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올해만 8명의 KT 직원이 자살했다는 점을 들어 KT 인권 탄압과 관련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어느 지역에서 가축이 10~20마리 가량 폐사하면 국가가 나서서 역학 조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하물며 한 나라 국민이 한 사업자의 잘못된 경영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갔다. 노조를 압살하기 위한 악행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법률적인 처벌이 없었다”며 “즉각 구속 수사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노조 탄압도 ‘극심’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KT 본사가 계열사 노조를 탄압했다는 주장들도 제기됐다. 계열사 노조 집행부 직원들을 연고지도 없는 곳으로 발령을 내는가 하면, 임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볼 수 있는 개인 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주장이다.
KT스카이라이프 노조 관계자는 “KT 자회사가 된지 3년째다. KT에 자회사가 된 직후부터 일명 ‘다루가치’ 노무 관리자들이 노조 선거에 관여했다”며 “불법 선거를 통해 회사 측이 지지하는 후보가 되지 않자 노조 집행부를 대거 연고지도 없는 지역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측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직원들은 조합에 찾아오지도 못했다. 공포 정치라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창의적으로 일을 하려 했다면 지금은 눈치 보기, 책임 회피식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가 자회사가 된 이후 이젠 직원들이 아닌 이석채 개인회사가 된 것 같다”며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방송 공공성도 무시되고, 콘텐츠 수급도 이석채 말 한마디 한마디에 좌지우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C카드 노조 관계자는 "KT는 CC를 통해 계열사 중 유일한 금융 업체인 BC카드의 경영을 획일화 했다. 하지만 BC카드는 금융의 특수성을 인정해줘야 하는 업체“라며 “하지만 금융의 특수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경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문성이 없는 인사를 낙하산 식으로 꽂아 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리경영실도 경영 진단이라는 빌미를 들어 임직원을 감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윤리경영실이 BC카드에 총 5년 간의 임직원의 개인 신용정보, 직계 가족의 주민번호, 하이패스 통과내역 등 상식적이지 않은 자료를 요구했다. 노조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하니 경영진단을 그제야 중단시켰다”며 “KT는 공공성이 생명인 금융회사를 운영할 자격 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KT관계자는 계열사 노조 탄압과 관련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일 뿐 노조 탄압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