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사업` KT 부실 핵 부상
과도한 비용ㆍ무리한 일정추진ㆍ낮은 완성도 등 각종 의혹
외산솔루션 검증 능력 없이 확정가계약 지적
KT의 부실경영이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검찰이 이석채 KT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감행한 가운데, 이 회장이 재임기간동안 가장 공을 들인 BIT 프로젝트가 부실경영의 `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KT가 2012년부터 2014년 2월까지 5년에 걸쳐 구축하는 대규모 전산혁신프로젝트 `BIT'가 과도한 사업비용과 무리한 일정추진, 완성도 낮은 개발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2010년 11월 KT 경영진이 이사회에서 설명한 BIT사업은 3800억원으로 15개월에 구축하겠다고 돼 있다.
그러나 2012년 사업을 본격 시작할 때는 9000억원 규모로 4년간 추진한다로 바뀌었다.
▶본지 9월24일자 3면 참조미국기업인 액센츄어, 인도기업인 타타그룹 등이 BIT에 관여하면서 턱없이 사업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미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KTㆍKTF 합병에 따른 내부 전산시스템 통합구축을 하면서 이를 글로벌 표준에 KT 내부프로세스를 맞춰 세계화한다는 명분으로 부풀렸다"면서 "그나마도 KT 내부의 복잡한 상품구조에 대한 사전 분석도 미비하고 구축 역량도 없는 상황이었으며 적용된 외산솔루션에 대한 검증 능력도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외국계 IT기업에게 맡겨서 부실을 초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KT의 IT서비스 자회사 KTDS의 지분을 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 IT서비스업체 타타그룹이 실은 BIT 유지보수를 보장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KTDS 주식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BIT를 애당초 설계할 때부터 외국 컨설팅업체가 잘못 설계해 일을 그르쳤다고 주장했다.
권의원은 "BIT를 추진하면서 엑센츄어와 계약 시 공급자의 위험부담이 가장 높은 확정가계약(Fixed Price) 방식을 적용하고도 결과물에 대해서는 KT가 책임지는 것으로 했다"면서 "구축과정에서는 시간 및 자재계약(Time and Material)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해 초기 업무분석 미비로 인한 프로젝트 지연으로 비용이 함께 증가하는 결과도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이와관련 KT 관계자는 "BIT 사업비용이나 일정, 계획에 대해 사내에서도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담당 임원이라고 해도 사업 부분별로 아는 것이지 전체 그림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5단계까지 구축한 BIT 신시스템이 실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채 오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KT 관계자는 "지난 9월23일 BIT 5단계 시스템인 BSS를 오픈했는 데, 오픈 전에도 오류가 있었고 현재도 제대로 통합이 되지 않았다"면서 "BSS는 유무선 통합시스템인데 여전히 기존 레거시 시스템인 유선ICIS와 무선 N-STEP을 병행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