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공식 사퇴... 후임 논의 급물살
표현명 사장이 직무대행 맡아... 시민단체 "청와대 낙하산은 안돼"
▲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르완다 키갈리 세레나호텔에서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기다리면서 수행기자단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 3일 사의를 밝힌 지 열흘만에 공식 사퇴했다. 이 회장은 12일 오후 서울 KT 서초 사옥에서 열린 KT 이사회에 참석해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KT 이사회 "수사 상황 고려해 사표 수리... 후임 인선 서두를 것"
KT 이사회(의장 김응한)는 "산적한 경영 현안 처리 필요성과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임을 고려해 이 회장의 사임 의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후임 회장 선출시까지 사내이사인 표현명 KT 사장(T&C부문장)에게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을 맡겨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이 자리에 계신 이사님들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 노조위원장님과 노동조합 여러분, 그리고 KT를 아끼고 사랑해 주신 고객과 주주 여러분께 정말 고마웠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KT 임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을 제 인생의 축복으로 생각하고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퇴임 소감을 밝힌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사회는 다음 주 초 이사회를 열어 정관에 따라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 회장 후보 추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CEO 추천위원회에는 사내 이사와 사외 이사들로 구성된다.
KT 이사회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후임 CEO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국민이 대주주이고 6만여 임직원들이 종사하고 있는 KT가 하루 빨리 정상궤도에 올라 안정적인 고객서비스 제공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마무리해 달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현재 삼성전자 출신과 정관계 인사 등 10여 명이 후보로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석채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던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후보들 가운데) 적합한 인물이 없다"며 외부 공모를 통한 투명한 후임 인선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 "청와대 낙하산은 안돼... 투명한 공모 절차 거쳐야"
▲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이 12일 오후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이사회에 후임 CEO 선임 관련 투명한 공모 절차를 제안하고 있다. | |
ⓒ 김시연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KT 새노조 등 1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이사회에 제안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후임 회장 선출 과정에 사회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추천과 공모 절차가 준수돼야 한다"면서 "KT 이사회와 노동계, 소비자단체, 기업감시단체 등 각계를 대표하는 시민사회 대표와 격의 없는 대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후임 CEO는 통신 전문가이면서 노사간 화합과 통신 공공성 강화, 경제민주화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하며 '청와대 낙하산'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날 "후임 CEO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본 적은 없지만 국민들 보기에 환영할 만한 인사는 없었다"면서 "다시는 이석채 같은 사태는 없어야 하고 우리가 제시한 기준대로 KT 안팎에서 국민에게 신망 받는 인사가 추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