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政·官界 로비 의혹’ 檢, 前 차관급 계좌추적중 |
수만달러 건넨 정황 포착 |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 |
이석채(68) 전 KT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사용처와 관련해 전직 차관급 인사의 계좌를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계좌추적을 계기로 이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3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사용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이 전직 차관급 인사인 H 씨에게 수만 달러를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H 씨의 은행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H 씨와 가족들의 환전기록과 외환거래 내역도 확인 중이다. 이 전 회장은 H 씨 부부의 해외여행 경비와 자녀 유학비 등 명목으로 수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KT 사장과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보통신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이 인사에게 사업상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2009년 1월 KT 사장에 취임해 이듬해 3월 KTF와 합병을 결의한 새로운 KT의 회장이 됐고,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이 전 회장을 4차례 소환해 비자금 조성과 사용처를 중심으로 정·관계 로비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전 회장이 지난 22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하며 3차 소환에 불응하자, 검찰은 강제구인 방침을 전하며 이 전 회장을 압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6일과 27일 검찰에 출석해 3, 4번째 조사를 받았다. 이 전 회장은 임원들의 성과급을 과다계상했다가 일부를 다시 돌려받는 수법으로 7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이 비자금의 사용처 확인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어 추가적인 정·관계 로비 의혹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