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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서울] KT, '내부 혁신'이 우선이다

관리자 2014.01.15 03:02 조회 수 : 1341

[특별기획] KT, '내부 혁신'이 우선이다

"KT는 '비리 종합 백화점'이라는 이미지 먼저 벗어야죠.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 혁신'이 우선돼야 합니다." KT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할지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에도 이어진 낙하산 인사 문제부터 글로벌 프로젝트 투자에 이르기까지 황창규호가 출범 전부터 많은 숙제를 안게 됐다.

◇황창규호, '낙하산 인사' 청산해야

이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정성복 부회장이 최근 사임했다. 정 부회장의 사임 이후에도 30여명에 이르는 낙하산 임원들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황창규 KT 회장 후보의 첫번째 과제로 꼽히는 것이 '낙하산 인사'의 청산이다.

아직도 이 전 회장 측근 인사들이 KT 내부에 대거 포함돼 있다.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것이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 사장과 김홍진 G&E부문 사장이다. 두 사람은 모두 영국 브리티시텔레콤 출신으로 이 회장 취임 이후 KT에 입사해 주요 임원이 됐다.

특히 배임·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회장이 구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 전 회장 측근들의 책임 논란도 급 부상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김일영 사장과 김홍진 사장은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하고 소환조사를 받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또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중 일부가 정부 부처 고위 공무원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활용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이 전 회장의 지시로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P상무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어 향후 황 회장이 이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일각에선 황 회장이 정식 취임한 후 관료출신의 H씨를 부회장으로 앉힐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H씨는 이 전 회장의 배임·횡령 등 혐의와 관계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조사를 받은 인물이기 때문.

이밖에 KT 이사들 중 2~3명도 불구속 기소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며 KT가 진정 '비리 종합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이들의 청산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KT 새노조 측 역시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되면서 민영화 이후 KT CEO 3명 중 2명이 검찰의 수사 끝에 비리 혐의로 물러나게 됐다"며 "낙하산으로 구성된 KT 이사들이야 말로 황제경영과 비리경영 악순환의 책임자들이며 이 전 회장 비리와 연관된 모든 안건을 대부분 만장일치로 승인해 준 장본인들이라는 점에서 이사진의 대폭적 물갈이와 기업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BIT·해외사업, 원점서 재검토해야

르완다를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 사업 추진도 원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제기되고 있다. KT 내부에서도 회사가 어려운데 당장에 수익이 보이지 않는 대규모 해외사업을 굳이 추진하는데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르완다 프로젝트의 경우 이 전 회장이 르완다 정부에 LTE 구축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KT가 25년간 LTE망 도매업 독점 조건으로 총 2700억원의 투자규모 중 1500억원을 내기로 한 것이 발단이다.

특히 이 전 회장은 지난해 르완다를 방문해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2013'에 참석했다. 당시 아프리카 주요 국가 정상들 및 IT 장관들과 미팅을 진행한 뒤 케냐를 비롯해 우간다, 남수단, 말리 등 지역에도 LTE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1년 KT가 자회사로 보유 중이던 러시아 연해주 통신사업자 NTC를 러시아 빔펠컴에 매각한 대금이 이번 사업 추진에 대거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투자가 잇따르는 데 대해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KT 내부 관계자는 "사실 아프리카 LTE 구축사업 자체는 수익성을 기대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국가 이미지 및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아프리카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한 사업인데 기업도 내부적으로 힘든 시기에 이를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KT 관계자 역시 "KT가 1500억원을 투자하면서 매년 최소 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프리카 지역이 군사 쿠데타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등 치안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르완다 정부와의 계약내용 유효성도 바뀔 수 있어 우려되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KT가 추진중인 BIT 프로젝트 역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BIT 프로젝트는 KT와 KTF 합병에 따라 전산을 통합하면서 유무선 전산시스템의 통합을 비롯해 전사 IT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 사업은 해외 시스템통합(SI)업체인 액센츄어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고비용이 발생,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2011년 이사회에서 BIT 관련 38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아직 완성도 못한 상태에서 9000억원 이상이 추가 투입됐다. 무려 1조원 가량이 이미 투입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프로젝트는 마침표를 찍지 못하며, 추가로 3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당초 지난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2월 BIT 프로젝트 오픈을 예고했다. 오픈 한달여를 앞두고도 프로젝트 완성 수준이 절반에도 못미치자 KT 내부에서도 대규모 추가 투자를 통해 시일을 더 두고서라도 완성을 해야 하느냐 결국 실패작으로 남겨야 하느냐를 두고 적잖은 고민을 안고 있다.

결국 이달 말 취임하는 황창규호에게 이 같은 숙제는 또 하나의 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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