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석채 그림자’ 서유열 KT 사장 체포영장
검찰이 이석채(69) 전 KT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서유열(58) KT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미국에 체류 중인 서 사장을 강제송환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장기석)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서 사장의 체포영장을 받았다. 서 사장은 이번 수사의 핵심 열쇠로 꼽히지만 검찰 조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검찰은 조만간 범죄인 인도 청구 등 서 사장 송환을 위해 미국과의 사법공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서 사장은 KT 커스터머 부문장이던 지난해 7월 신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에 교육 파견을 갔으며, 현재 미국 대학에서 비학위 과정 연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간 KT 측을 통해 서 사장에게 귀국할 것을 몇 차례 요구했지만 서 사장은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임원들에게 ‘역할급’ 명목으로 활동비를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서 사장이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 사장은 이 전 회장 취임 직후인 2009년 2월 전무로 승진했고, 3개월 만에 부사장에 오른 뒤 그 다음해 1월 홈 고객 부문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2012년 8월에는 KT의 유무선 영업과 고객 관리를 총괄하는 커스터머 부문장으로 옮겼다.
그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KT 내에서도 이른바 ‘영포(영덕·포항) 라인’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사찰 자료를 폐기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대포폰’을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에게 만들어줬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과정 및 사용처 등을 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서 사장이 송환되면 정·관계 로비 의혹 관련 새로운 단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검찰은 KT 임원들을 재소환하는 등 이 전 회장에 대한 막바지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3차례 압수수색, 4차례 소환 조사 끝에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터라 이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