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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부실 아니라더니… KT, 계열사에 인감관리 강화 지침
인감사용 결재 책임 직급 높여
한겨레 권오성 기자기자블로그

인감사용 결재 책임 직급 높여

케이티(KT)가 지난 24일 계열사들에 새 인감관리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불거진 3000억원대의 케이티 자회사 사기대출 사건에서 범죄에 쓰인 인감을 두고 진위 논란과 함께 회사의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케이티는 그동안 “인감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회사 책임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어 왔지만, 이번 조처는 그와 상반된다.

26일 <한겨레>가 입수한, 케이티가 그룹 계열사들에 보낸 ‘인장관리 지침 변경에 따른 사용요청 프로세스 변경 공지’는 법인인감 등의 사용 때 결재 책임을 보다 높이도록 한 게 주요 내용이다. 케이티는 자회사들에 법인인감, 사용인감, 법인인감증명서 등 회사 도장과 관련 문서를 사용할 때 기존에 ‘신청부서장’에게 결재를 받도록 하던 것을 ‘신청부서 본부·실·센터장’에게 받도록 바꿨다. 또 협의부서에 기존의 재무팀과 경영지원팀 외에 경영전략실장을 추가로 넣도록 고쳤다.

이는 이번 사기 행각에 사용된 문서들은 위조일 가능성이 높고, 도장 관리는 적법 절차를 따라왔다는 기존 케이티 입장과는 차이가 있어 보이는 조처다. 케이티의 한 관계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처방인 점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전 프로세스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기대출 혐의로 구속된 케이티이엔에스(KT ENS) 직원 김아무개(51)씨는 경찰에서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점심 시간을 이용해 법인 인감을 몰래 찍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케이티 쪽은 “몰래 찍었다는 진술 등이 있어 관리 강화 차원에서 한 조처다.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사건의 실체는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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