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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벨] 2009년 '이석채', 2014년 '황창규'

관리자 2014.03.21 01:08 조회 수 : 895

  • [동상이목(同想異目)] 2009년 '이석채', 2014년 '황창규'


# 2009년 1월, 전직 정보통신부 장관에서 KT의 수장이 된 이석채 당시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올 뉴(All New) KT'를 새로운 미래상으로 제시하며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40여 일간 사장 후보자 신분으로 K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적인 진단을 들었다"며 △주인의식 △혁신 △효율 3가지 원칙을 내세웠다.

이 사장은 이후 조직개편 등을 통한 내부 혁신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등을 앞세워 공격경영의 기치를 내걸었다. 인사 역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인물을 재기용하거나 경쟁업체 출신 외부인사를 기용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통신공룡 KT'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서막이었다. 

#2014년 3월,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이후 언론과 대면한 첫 자리는 공교롭게도 '사과 기자회견'이었다. 12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직접 나서 사과의 뜻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삼성 시절부터 보아 온 황 회장은 늘 거침이 없고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이다. 매년 조간신문 1면 톱을 장식하며 '황의 법칙'으로 얼굴을 알린 반도체 전문가이자 '스타 CEO' 출신답게 승부사 기질도 갖췄다는 평가다. 

그런 그가 취임 초부터 고개를 숙였으니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황 회장은 실제로 며칠 후 '임직원 여러분, 회장입니다'란 이메일을 통해 "더 없이 수치스럽고, 더 물러설 곳이 없다"며 대대적인 조직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태도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하나만 더 잘못되어도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직내부의 문제점을 스스로 공개하면서까지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한 셈이다.

황 회장은 앞서 취임과 동시에 이뤄진 인적개편을 통해 '이석채 흔적 지우기'에 적극 나섰다. 전임 회장 시절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를 대부분 내보내고, 오히려 당시 '팽'을 당한 인물을 재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친정인 삼성 출신 외부인사도 수혈했다.

하지만 황 회장의 이런 혁신의 노력들이 KT 내부에서 얼마나 공감을 얻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5년전 이석채 회장(당시 사장)이 그랬던 것처럼 그 역시 회장 후보자 신분으로 K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적 진단과 조언을 들었겠지만 이번 인사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이번 인사를 보니) 조언과 비판을 잘 못 들은 것 같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물론 이런 비판은 앞으로의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KT의 변화와 혁신에 대해 여전히 의심 섞인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배경은 '학습효과'다. KT 직원들 입장에선 이런 분위기가 별로 낯설지 않다. 5년 전 이석채 회장이 부임할 당시에도 그랬고, 그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누군가 외부출신이 새로 와서 변화와 혁신을 외치며 조직을 흔들어 대지만 결과적으로 시간이 흐르면 거기서 거기다. 일정 수준의 변화와 혁신이 이뤄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외부의 다른 사회적 현상이나 기업경영이 변화하는 속도에 비하면 오히려 늦기 때문에 더욱 체감하기 어렵다.

혁신을 주문해도 변하려 하지 않는 조직문화도 문제다. 5년전 '올 뉴 KT'를 외쳐댔지만 여전히 외부에서는 '올드(Old)' 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KT와 거래를 해 본 관계자들 상당수는 아직도 관료적이고, 비생산적이란 지적을 거침없이 내놓는다. 황 회장이 "관행과 보여주기 식에 젖어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기업"이라고 꼬집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기업문화가 낡은 후진적 조직은 변화를 두려워 하면서 쉽게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임금 깎고 사람 줄이고 비용 줄이는 게 혁신이냐", "맨날 변화를 떠들어 댔지만 나한테 돌아오는 게 뭐가 있나", "어차피 되는 사람만, 잘 나가는 사람만 잘 될텐데", "몇 년만 버티면 어차피 수장이 또 바뀔텐데" 등의 낡은 사고방식을 떨쳐내지 못한다. 당연히 크고 작은 사건사고나 외부와의 마찰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KT 뿐만 아니라 후진적인, 낡은 조직문화를 가진 조직의 공통점이다.

황 회장의 강력한 혁신의지가 벌써부터 걱정되는 이유다. 황 회장 스스로도 "내가 삼성에서 해 봤는데", "내가 전문가니까 나를 따라야 한다"는 식의 불도저식 리더십으로는 곤란하다. 스타 선수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스타 감독, 스타 CEO 역시 마찬가지다. 

혁신적이든, 점진적이든 선수들이 변화에 동참하지 않고, 감독이 이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KT는 앞으로도 한동안 '올 뉴'가 아닌 '올드 컴퍼니'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3년 뒤 황창규와 5년 전 이석채가 또다시 오버랩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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