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비통신 자회사 매각 검토
회장 지시 'KT렌탈·캐피탈·BC카드' 물망…금융업 리스크 덜고 통신업 집중 목적
24일 KT와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내부적으로 황창규 회장의 지시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 비통신 자회사 파악에 나서 그 대상으로 KT렌탈과 KT캐피탈, BC카드 등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필재 KT 상무가 이끄는 전략투자본부는 이 검토 결과를 황창규 회장에게 중간보고 형식으로 전했고 이르면 올해 내에 과감한 결단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 결과에 따르면 KT는 KT캐피탈의 경우 매각 필요성은 높지만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할부금융업을 주로 하는 이 회사의 개별 실적이 최근 저조해져 KT 입장에선 금융주력 제3자에 넘기면 좋겠지만 거래를 추진할 경우 원매자들이 앞 다퉈 인수할 매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KT는 지난 2010년 6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인수한 금호렌터카를 합병해 몸집을 키운 KT렌탈의 매각 가능성도 따져보고 있다. 차량 및 사무기기, 산업용 장비 등의 대여업을 하는 이 회사는 당초 KT가 IPO(기업공개)를 고려했던 계열사다. KT는 그러나 최근 KT ENS 법정관리 후폭풍에 휘말리면서 IPO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에 실사작업 중단을 지시했고 상장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렌터카 부문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회사는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7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모그룹의 악재로 인해 상장에 필요한 기업가치 평가가 악영향을 받아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상태다. KT는 옛 금호렌터카를 함께 인수한 MBK파트너스의 KT렌탈 보유지분을 비싸게 거둬들이면서 이를 교보생명보험 등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FI)에 넘겼다. 교보생명(13.23%), 산은캐피탈(9.48%), 한국투자증권(5.72%). 현대라이프생명보험(5.66%), 현대해상화재보험(3.82%), 하나대투증권(4.09%) 등 FI 6곳이 KT렌탈 지분 42%를 쥐고 있다. 이들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IPO가 진행됐는데 이 일정이 다시 지연되고 있어 KT가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보장해주고 지분을 다시 되사줘야 할 우려도 나온다. KT렌탈은 이 그룹 내에서 성장성이 기대되는 자회사이지만 이 회사의 매각이 검토되는 이유는 실적부진에 추가적인 자금소요 리스크가 겹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황창규 회장은 KT렌탈의 경우 매각을 당장 결정하기 보다는 올해 하반기까지 실적 추이를 지켜보자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마지막으로 KT캐피탈에서 분리해 흡수한 BC카드(지분율 69.54%) 매각 가능성도 검토했다. 이 계열사는 KT가 2011년 보고펀드와 지분율 경쟁 끝에 인수한 금융사로 통신업이 보유한 리테일 고객망과 더불어 적잖은 시너지가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과 금융업 실패로 홍역을 치른 KT는 금융사의 잠재적인 경영 리스크를 우려해 매각 가능성을 따져본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일단 내부적으로 주력업인 통신업에 집중하고 최근 불거진 비통신 부문의 악재를 해결할 방안으로 금융 자회사들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아직 모든 게 확정되지 않았지만 BC카드는 남기고 KT렌탈과 캐피탈을 부분적으로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