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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 KT그룹, 조달여건 악화..계열사별 대응책 있나

관리자 2014.03.31 18:39 조회 수 : 1009

  • KT그룹, 조달여건 악화..계열사별 대응책 있나

  • 회사채·CP·ABS 발행 여건 경색…은행권 SOS, 비통신 계열 매각설도 제기


  •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 여파로 KT그룹 전체의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KT는 회사채 발행을 포기했고 KT렌탈은 내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 여부를 아직까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특성상 수시 차입이 이뤄져야 하는 KT캐피탈도 유리한 조달금리를 요구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그룹 전체적으로 CP와 ABS, 주식 시장을 통한 중장기적인 자금 조달 계획도 틀어졌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당분간 유동성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회사채 막힌 KT, CP·ABS 등 대체 수단도 막혔다

    KT 계열사 가운데 올해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곳은 KT, KT렌탈, KT캐피탈이다. 만기 규모만 총 1조 4000억 원(1~12월; 기 상환분 포함)에 달한다. 여기에 앞으로 갚아야 할 1조 5000억 원 달하는 기업어음(CP)까지 합하면 KT그룹은 올해 약 3조 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한다.

    이 가운데 1조 4000억 원의 물량이 상반기에 몰려 있어 이번 KT ENS 법정관리 신청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T가 지난 19일 5000억 원 회사채 발행을 포기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KT는 당장 필요 자금을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KT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 가량. 여기에 연초 ABS 발행을 통해 5000억 원을 확보해 약 1조 5000억 원의 여유 자금이 있다. 하지만 KT가 올해 갚아야 할 회사채가 1조 1236억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현금 상환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이다.

    KT
    참조; 더벨플러스
    CP나 해외채 등 대체 조달이 불가피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난 2월 수요예측 회피성 장기 CP 발행으로 논란을 빚은 데다 ABS 발행도 영업정지 처분이 끝나는 45일 후에나 가능하다.

    해외채 발행 역시 잇단 국제신용등급 하락으로 만만치 않다. 무디스의 경우 이번 KT ENS 법정관리 신청이 KT의 신용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이미 지난해 KT의 국제 신용등급을 Baa1로 강등했다. S&P는 지난 20일 KT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KT가 최근 여신 조달을 위해 은행권과 협의를 벌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KT ENS 사태로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권과 적대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어 원하는 금리에 충분한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시장성 조달을 언제까지 미뤄두기에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 당장 조달비용 측면에서 은행 여신보다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하는 편이 낫다. 등급 강등 위기에 몰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AAA등급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철회 의사를 밝힌 지 얼마 되지 않아 근시일 내에 재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도덕적 이슈가 계속 불거진 만큼 회사채와 같은 정당한 절차를 거치는 조달 수단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다만 등급 강등 위기에 몰려 이전과 같은 흥행을 기대키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T계열사, 'KT' 떼고 나니 자금 조달 한계 직면

    KT렌탈, KT캐피탈 등 다른 계열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KT렌탈은 상반기동안 1조 1500억 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찾아오지만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500억 원에 불과하다. 렌탈 사업 특성상 차입이 수시로 이뤄져야 하지만 등급 강등 위기로 시장성 조달이 버거운 상황이다. 당장 내달 5일 만기 도래하는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도 차환 여부를 가지리 못한 상태다.

    더욱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추진한 기업공개(IPO)역시 이번 사태로 제동이 걸렸다. KT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투자자 모집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 IPO 계획을 내년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룹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KT캐피탈도 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KT캐피탈은 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대출, 리스 및 할부 등을 취급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KT의 단말기 할부채권 지급 보증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수료 수입으로 수익성도 호전됐다. KT캐피탈은 지난해 2분기 1207억원의 영업수익과 2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모기업 지원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조달 환경이 불리해지고 있다. KT캐피탈의 경우 발행사 의지대로 금리를 정할 수 있는 일괄신고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원하는 수준의 금리를 요구하기 힘들게 됐다.

    게다가 KT캐피탈이 지난 2011년 발행한 회사채는 지난 5일 민평수익률 대비 1bp 높은 금리로 거래됐지만 KT ENS 법정관리 신청 후인 18일 8bp까지 올라갔다. 이는 KT 계열사 회사채에 대한 불신이 시장 전체로 확대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KT, BC카드 인수는 KT캐피탈 매각 위한 포석?

    이처럼 'KT'프리미엄을 뗀 계열사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일각에서는 KT가 비통신 부문 위주로 매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통신사업에 주력하고 비통신 부문의 악재를 해소하기 위해 매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

    특히 KT가 KT캐피탈이 보유한 BC카드 지분(305만9560주(지분율 69.54%))을 인수하면서 KT캐피탈의 매각설은 더욱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KT렌탈도 표현명 새 대표가 사실상 이석채 전 회장 라인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매각설에 탄력을 받고 있다. 게다가 그간 IPO를 위한 몸 만들기가 실행돼 왔다는 점에서 매각 작업 역시 타 계열사에 비해 수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외부의 시각과 달리 KT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금융 계열사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크다"며"KT캐피탈과 KT렌탈 모두 그룹의 주 수익원인 만큼 매각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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