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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벨] 곳간 비는 KT, 1.2조 명퇴 비용 '고민되네'

관리자 2014.04.29 18:58 조회 수 : 1450

  • 곳간 비는 KT, 1.2조 명퇴 비용 '고민되네'

  • CP·은행대출 등 단기조달 유력…해외채·ABS 발행도 추진


지난 100년 간 한국통신 역사의 주역으로 굳게 자리매김 해 온 KT. 작년 말 이석채 전 회장의 검찰 조사로 시작된 연이은 악재가 그들의 100년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황창규호가 '개혁'을 외치며 지난 1월 첫 출항에 나섰지만 '창사 이래 첫 적자, 사상 초유의 정보유출, 자회사 대출 사기사건' 등의 암초에 걸려 옴짝달짝 못하고 있다. 

황 회장이 순항을 위해 빼든 카드는 바로 구조조정. KT는 8000여명의 감원을 통해 70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한 KT로서는 관련 비용의 조달에 들이는 비용도 역대 최대급이 될 수 밖에 없다.

"혹을 떼려다가 혹을 붙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영업정지에 따른 수익성 감소와 회사채 발행 철회 등으로 1분기 동안 자금 유입이 많지 않았던 만큼 퇴직금 지급을 위한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

KT가 지난 10일부터 22일까지 특별명예퇴직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총 8350명이 신청했다. 2003년 5500명, 2009년 6000명 신청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신청자들은 23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퇴직 여부를 통보 받는다. 퇴직이 확정되면 30일까지 회사를 떠나야 한다. 

이들이 받는 퇴직금은 실질 퇴직금과 2년 연봉이 더해진 명예퇴직금으로 구성된다. 회사측에 따르면 KT가 지급해야 하는 1인당 예상 퇴직금은 1억 4000만 원으로, 신청자 모두 퇴직할 경우 1조 2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퇴직금의 지불 시한은 내달 14일이다. 

KT는 퇴직금 일부를 내부 자금으로 충당하고 부족분은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KT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 240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지난 3월 원화채 발행을 철회하면서 이미 5000억 원 이상의 소요 자금을 내부 자금으로 해결해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다. 

KT 2


게다가 KT는 올 2분기 1700억 원의 원화채와 6억 달러 (한화6436억 원)의 해외채 만기까지 돌아온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현금배당으로 2000억 원의 자금을 사용했다. 결국 2분기 내 퇴직금을 포함해 표면적으로 필요한 자금이 2조 원을 넘어선다는 얘기다. 3월13일부터 4월26일까지의 영업정지에 따른 수익 감소를 고려할 때 외부 차입의 규모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기업어음(CP)이나 은행권 차입을 유력한 조달 수단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조조정 자금이 일시적 비용이기 때문에 장기물보다 단기물 위주로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KT는 지난 15일 글로벌 본드 발행을 통해 10억 달러를 확보한 데 이어 오는 28일 3200억 원 규모의 단말기 할부채권을 발행하는 등 본격적인 외부 차입을 시도하고 있다. 나머지 자금은 기업어음(CP)이나 은행권 차입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5월 중순까지 퇴직금을 지급해야하는 만큼 조달 기간이 비교적 짧은 단기 CP나 은행 대출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시장의 판단이다. 향후 회사채 발행 여건이 나아지면 차입 장기화를 장기채 조달을 재추진한다는 차선책도 있다.

실제로 KT는 지난 2009년에도 6000명에 달하는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해 3000억 원의 CP를 발행한 바 있다. 더불어 최근 KT가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을 상대로 한도성 여신금리 제출을 요청한 것 역시 이같은 추측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은행권 차입의 경우 KT ENS 사태로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과 적대적인 관계를 쌓고 있어 조달이 순조롭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다만 KT의 은행권 거래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KT와의 거래를 틀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KT는 국제 신용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10억 달러 글로벌 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당시 KT의 최종 주문 북에는 공모액의 4배에 달하는 40억 달러 주문이 몰려 여전히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추가 조달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원화채 시장 복귀 시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당장은 등급 하향 가능성이 남아 있어 투자자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 신용등급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 이후 발행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계획대로 퇴직금 지급 등을 위한 자금 조달에 성공하더라도 두고두고 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연내 획기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재무 부담이 점점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우량 채권 가격 메리트가 많이 떨어져 있어 발행 환경이 KT에 유리하지 않다"며 " 특히 AAA급의 경우 단기물 보다는 장기물이 시장에서 인기가 많아 단기물이 급한 KT에게 적합한 조달 수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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