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회식'으로 끝난 KT 황창규 회장의 첫 공식간담회
20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황창규 회장의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지난 6일이었던 황 회장의 취임 100일을 맞아 예정됐던 간담회가 보름가까이 뒤늣게 열린 ‘지각 간담회’였다.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소란스럽게 외부 행사를 할 순 없다는 황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다.
통상 기업에서 최고경영자가 직접 간담회를 개최하는 일은 드물다. 기업에 따라 재임 중 한번도 간담회를 열지 않는 최고경영자도 많다. 드문 자리인만큼 황 회장도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간담회 동안 직접 모든 프리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도맡아 하는 공을 들였다.
이날 황 회장의 새로운 통신전략으로 선보인 게 ‘기가 인터넷’이다. 현재의 초고속인터넷보다 10배 빠른 인터넷서비스와, 이를 기반으로 한 3배 빠른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기가 인터넷은 사실 모든 이통사가 서로 ‘눈치’만 보고있는 사업이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보급률과 품질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도 충분한 초고속인터넷을 굳이 속도를 높여 제공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정부가 기가 인터넷 보급을 목표로 열심히 사업자들을 독려 중이지만, 지금까지 사업자들의 참여가 미진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일부 서울 강남권에서 통신사들이 시범 서비스를 제공 중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황 회장이 기가 인터넷을 먼저 꺼내든 건 유선망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다. KT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공사 시절부터 전국 곳곳에 망을 깔아온 터라 인프라도 넉넉하다. 황 회장의 기가 인터넷 카드는 KT가 실제로 강점이 있는 통신 분야를 강화시킨 ‘실용적인’ 선택이다.
황 회장의 실용적인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는 전임 회장과 차별성 때문이다. 이석채 전 회장의 경우 아이폰을 도입해 실적을 낸 뒤 곧바로 KT가 그야말로 처음 손을 대는 ‘신사업’에 눈을 돌렸다. KT는 막대한 돈을 들여 각종 벤처기업을 인수하고, 벤처 출신 인재를 영입했다. 이 전 회장 퇴임을 전후로 실적부진 등으로 ‘묻지마 투자’ 논란을 빚었던 사업 중 상당수가 이 때 진행된 것들이다.
이 때문인지 황 회장은 안전한 선택을 했다. 황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 관제 등 5가지 사업을 제시했다.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뛰어들거나, 일부는 활성화된 부문들이라 엄연히 말하면 ‘신사업’이라고 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황 회장은 “이들 5대 사업 분야 모두가 이미 실제 현장에서 적용을 통해 KT 내부 검증을 끝마친 사업들”이라며 “KT의 기존 경쟁력을 활용해 실현 가능한 사업을 선택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실용적인 선택이다. KT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들어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사업이라면 5년 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5대 사업을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이 이날 밝힌 주요 사업계획은 향후 ‘꼬리표’가 돼 내내 황 회장을 따라다니게 된다. 모험’보다는 ‘실리’를 택한 황 회장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업계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 회장 간담회는 광화문 사옥 15층에 마련된 강당에서 마무리됐다.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 오찬은 KT가 미리 주문해 둔 도시락을 먹으며 진행됐다. 이른바 ‘강당 회식’이다.
최고경영자가 참석하는 오찬행사가 사내 강당에서, 도시락을 놓고 진행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KT 측은 “여전히 국가적인 추모 분위기가 계속되는 터라 외부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도리에 어긋난다고 보고 장소를 사내로 옮겼다”고 말했다. 오찬장에 주류도 일절 제공하지 않았다.
강당 회식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황 회장이 사옥 내부 1층에 있는 ‘올레스퀘어’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는 동안 사옥 밖 1층 현관 앞에서는 KT새노조의 항의 집회가 열리는 중이었다. KT새노조는 황 회장 취임 후 진행된 구조조정 작업 과정의 각종 인권침해의혹 등을 제시하며 며칠 째 집회를 열고 있다. 새노조측이 난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에 오찬장소도 사내 장소로 잡았다는 시각이다.
그래서인지 간담회 장소까지 가는 길은 평소보다 보안 검색이 엄격했다. 올레스퀘어의 경우 1층 고객센터로 바로 연결되는 공개 행사장이다. 평소에는 이곳에서 각종 이벤트나 방문 고객 등을 위한 소규모 공연도 열린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임시 차단벽을 세워 외부 출입로를 아예 막아놓은 상태였다. 이 전 회장도 이 장소에서 종종 간담회를 열었지만 올레스퀘어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적은 없었다.
KT 관계자는 “간담회와 함께 각종 기술 및 신제품을 전시할 필요성이 있어 평소와는 다르게 별도의 차단 공간을 마련한 것일뿐 집회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KT 황창규 회장이 20일 서울 광화문 KT사옥 1층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융합형 기가 시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황 회장의 새로운 통신전략으로 선보인 게 ‘기가 인터넷’이다. 현재의 초고속인터넷보다 10배 빠른 인터넷서비스와, 이를 기반으로 한 3배 빠른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기가 인터넷은 사실 모든 이통사가 서로 ‘눈치’만 보고있는 사업이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보급률과 품질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도 충분한 초고속인터넷을 굳이 속도를 높여 제공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정부가 기가 인터넷 보급을 목표로 열심히 사업자들을 독려 중이지만, 지금까지 사업자들의 참여가 미진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일부 서울 강남권에서 통신사들이 시범 서비스를 제공 중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황 회장이 기가 인터넷을 먼저 꺼내든 건 유선망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다. KT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공사 시절부터 전국 곳곳에 망을 깔아온 터라 인프라도 넉넉하다. 황 회장의 기가 인터넷 카드는 KT가 실제로 강점이 있는 통신 분야를 강화시킨 ‘실용적인’ 선택이다.
황 회장의 실용적인 선택이 주목되는 이유는 전임 회장과 차별성 때문이다. 이석채 전 회장의 경우 아이폰을 도입해 실적을 낸 뒤 곧바로 KT가 그야말로 처음 손을 대는 ‘신사업’에 눈을 돌렸다. KT는 막대한 돈을 들여 각종 벤처기업을 인수하고, 벤처 출신 인재를 영입했다. 이 전 회장 퇴임을 전후로 실적부진 등으로 ‘묻지마 투자’ 논란을 빚었던 사업 중 상당수가 이 때 진행된 것들이다.
이 때문인지 황 회장은 안전한 선택을 했다. 황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 관제 등 5가지 사업을 제시했다.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뛰어들거나, 일부는 활성화된 부문들이라 엄연히 말하면 ‘신사업’이라고 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황 회장은 “이들 5대 사업 분야 모두가 이미 실제 현장에서 적용을 통해 KT 내부 검증을 끝마친 사업들”이라며 “KT의 기존 경쟁력을 활용해 실현 가능한 사업을 선택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실용적인 선택이다. KT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들어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사업이라면 5년 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5대 사업을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이 이날 밝힌 주요 사업계획은 향후 ‘꼬리표’가 돼 내내 황 회장을 따라다니게 된다. 모험’보다는 ‘실리’를 택한 황 회장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업계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 회장 간담회는 광화문 사옥 15층에 마련된 강당에서 마무리됐다.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 오찬은 KT가 미리 주문해 둔 도시락을 먹으며 진행됐다. 이른바 ‘강당 회식’이다.
최고경영자가 참석하는 오찬행사가 사내 강당에서, 도시락을 놓고 진행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KT 측은 “여전히 국가적인 추모 분위기가 계속되는 터라 외부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도리에 어긋난다고 보고 장소를 사내로 옮겼다”고 말했다. 오찬장에 주류도 일절 제공하지 않았다.
강당 회식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황 회장이 사옥 내부 1층에 있는 ‘올레스퀘어’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는 동안 사옥 밖 1층 현관 앞에서는 KT새노조의 항의 집회가 열리는 중이었다. KT새노조는 황 회장 취임 후 진행된 구조조정 작업 과정의 각종 인권침해의혹 등을 제시하며 며칠 째 집회를 열고 있다. 새노조측이 난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에 오찬장소도 사내 장소로 잡았다는 시각이다.
그래서인지 간담회 장소까지 가는 길은 평소보다 보안 검색이 엄격했다. 올레스퀘어의 경우 1층 고객센터로 바로 연결되는 공개 행사장이다. 평소에는 이곳에서 각종 이벤트나 방문 고객 등을 위한 소규모 공연도 열린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임시 차단벽을 세워 외부 출입로를 아예 막아놓은 상태였다. 이 전 회장도 이 장소에서 종종 간담회를 열었지만 올레스퀘어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적은 없었다.
KT 관계자는 “간담회와 함께 각종 기술 및 신제품을 전시할 필요성이 있어 평소와는 다르게 별도의 차단 공간을 마련한 것일뿐 집회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