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인트라넷 2개월째 폐쇄, KT에 무슨 일이…
명퇴ㆍ조직개편 등 진행후 비판여론 봉쇄 의혹
KT가 직원 명예퇴직을 진행하던 시기 사내 인트라넷게시판을 폐쇄한 후 해당 게시판이 2개월째 폐쇄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명예퇴직과 경영진 조직개편이 이뤄진 민감한 시기에 임직원들의 비판여론을 봉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사내 인트라넷 망인 케이트(Kate) 2.0에서 임직원들의 자유게시판 역할을 하던 `오픈톡(OpenTalk)'를 지난 4월초에 폐쇄한 이후 현재까지 열지 않고 있다.
케이트2.0은 KT가 지난 2010년 합병이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내세우며 개설한 인트라넷시스템으로, 오픈톡은 사내 직원들의 고충처리와 음영지역 해소 등을 담당하며 중요한 소통창구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 시스템은 3만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KT에서 그룹 차원의 여론 형성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해에는 이석채 회장의 자진사퇴, 올해초 높은 연차 직원들에 대한 명예퇴직과 구조조정 등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등 KT내에서 굵직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임직원들간에 자발적인 여론 소통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오픈톡은 현재 KT가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직전인 지난 4월초 "시스템 개선작업을 처리하고 있다"며 게시판을 닫은 상태로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KT가 지난 2011년 케이트2.0이 닐슨노먼그룹 선정 세계 10대 인트라넷에 선정됐다고 홍보할 정도로 완벽한 시스템임을 자랑해온 점에 비춰볼 때 의아한 일이라는 게 내부 직원들의 평가다.
이는 황창규 회장이 직원 명예퇴직과 조직개편 등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잡음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KT는 8300여명에 이르는 명예퇴직을 비교적 순조롭게 마친 것처럼 보이지만 명퇴 과정에서의 강요논란, 명퇴 이후 CFT 조직 배치와 관련한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소통창구까지 없앤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T의 한 직원은 "회사가 어려운 것은 알겠지만 사내게시판을 없앤 것은 여론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며 "소통 창구가 없다보니 직원들의 일방적인 지시 하달 문화만을 바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KT홍보실 관계자는 "기존 사내게시판이 인증없이 익명게시판처럼 운영되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글이 많이 올라와 문제가 됐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 등을 벌였으나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재 인증제 보완 등을 두고 개선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