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억 들인 KT 우즈벡 사업, 만성 적자 '허덕'
2007년 현지 통신사 2곳 인수..사업 부진 여파 손실 규모만 290억
KT가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우즈베키스탄 현지 계열사가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5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2008년 KT 편입 이래 순이익을 낸 해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12일 관련업계와 KT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현지 계열사인 'KT Dutch B.V'는 지난 2007년 KT로 피인수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총 287억 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첫 해 21억 원의 손실은 낸 KT Dutch는 이듬해에도 3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적자폭이 더 커지면서 2011년과 2012년 각각 50억, 98억 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만성 적자 구조에서는 벗어나지는 못했다. 올해 1분기 역시 6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T Dutch는 KT 글로벌 시장 개척의 전초기지나 마찬가지다. KT는 지난 2007년 성장성이 높은 중앙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유선통신사업자 '이스트텔레콤(East Telecom)'과 와이맥스 사업자인 '수퍼아이맥스(Super-iMAX)'를 인수했다. 이스트텔레콤 지분 51%와 수퍼아이맥스 지분 60%를 사들이는데 각각 145억 원, 13억 원을 썼다.
이듬해 KT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 격인 KT Dutch(전 KTSC InvestmentManagement)를 세워 두 회사를 통합 관리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양 사 지분을 KT Dutch에 현물 출자하고 대신 회사 지분 60%를 취득했다. 또 이 과정에서 현금 15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해 자금 여력을 키웠다.
KT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VoIP), 가상사설망(VPN) 등의 유선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트텔레콤과 주파수 및 무선 초고속인터넷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수퍼아이맥스를 활용해 미개척 분야인 인터넷 인프라 시장 선점을 노렸다. 더나아가 중앙아시아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중앙아시아 통신 인프라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현지 시장이 더딘 성장성을 보이면서 KT Dutch도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 매년 적자 규모가 커지더니 지난 2012년 98억 원 적자로 정점을 찍었다. 누적된 손실로 자산 규모도 크게 줄었다. 지난 2011년 655억 원에 달했던 자산 규모는 손실 누적으로 인한 자본금 감소로 올해 1분기 기준 461억 원으로 줄었다.
KT는 KT Dutch가 만성적자가 고착화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다시 151억 원을 들여 잔여 지분 40%를 사들였다. 이 지분 투자를 포함해 KT가 지난 2007년 이후 우즈베키스탄 사업에 쓴 투자비만 560억 원이 넘는다.
KT관계자는 "(적자와 별개로) 우즈베키스탄 사업은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