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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하는 기질” “욱하는 성격” 
KT ‘명퇴 거부자 분석’ 문건 들통
별도팀 발령뒤 성향 등 따로 관리
팀장이 메일 잘못 발송해 드러나
한겨레 전종휘 기자기자블로그
KT 명예퇴직 거부자 성향 관리 명단

별도팀 발령뒤 성향 등 따로 관리
팀장이 메일 잘못 발송해 드러나

황창규 회장이 부임한 뒤 지난달 8300여명을 명예퇴직 형식으로 잘라낸 케이티(KT)가 명예퇴직 거부자 290여명을 별도 팀으로 발령내고는 이들의 노조 성향 등을 따로 관리해왔음을 보여주는 문건이 나왔다. 이런 행태는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케이티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등은 케이티가 명퇴 거부자 등으로 구성한 씨에프팀 가운데 의정부 쪽 11팀장이 회사 쪽에 보내려다 팀원들에게 잘못 보낸 문건을 22일 공개했다.(사진 참조) 문건을 보면, 이아무개 팀장은 팀원 11명의 노조 성향 등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씨에프팀은 케이티가 명예퇴직을 거부한 이들을 중심으로 지난달 전국 5개 권역별로 나눠 인사발령한 신설 조직이다. 이들은 현장 마케팅·고객서비스 활동 지원·그룹사 상품 판매 대행 등의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회사가 사실상 업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들을 쫓아내려고 만든 조직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문건을 보면, 이 팀장은 팀원인 박철우씨의 노조 성향을 ‘무’라고 적었다. ‘무’는 기존 노조를, ‘민’은 민주노총 성향의 노조원을 뜻한다. 이 팀장은 이아무개씨의 노조 성향을 ‘민’으로 적고는 “성격이 세심하며, 케이티에 대한 향후 방향 등 나름 분석하여 직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을 잘 해줌…은근히 선동하는 기질이 있음” 등 노조 활동과 관련한 상세한 판단까지 적었다. 최아무개씨와 관련해서는 “성격이 급하며 욱하는 성질을 보임, 대화하기 어려움, 극단적이며 자기방어 주장이 무척 강함” 따위 인신공격성 내용을 적었다.

회사 쪽의 시에프팀 구성에 대응하려고 당사자들이 만든 조직의 위원장을 맡은 박철우씨는 “그동안 케이티에서 민주노조 쪽 인사들을 관리해 온 문건은 봤으나 최근 노조 성향을 분석해 작성한 문건은 처음 봤다. 명퇴 거부자들을 힘들게 해서 퇴출 구조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케이티 쪽은 “회사는 개별 직원의 성향이나 동태를 파악한 적이 없고,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 팀장 개인이 소속 팀원들의 성향을 파악해 관리하려는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종휘 김재섭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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