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 관피아는 '가물에 콩'…학계 출신 대부분
김아름 기자 (armijjang@ceoscore.co.kr) 2014.07.14 08:33:45
KT(회장 황창규)가 여타 재벌그룹들에 비해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고, 관료출신은 5명으로 학계의 40%도 안 됐다. 관료출신 중 소위 4대 권력기관 출신은 한 명도 없었고, 언론인 출신 사외이사가 4명이나 됐다.
1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상호출자제한 49개 기업집단 238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출신 이력을 조사한 결과 KT의 9개 상장사 29명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KT 사외이사 중 17.2%로 238개 상장사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37%에 달한 것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관료출신 사외이사는 KT와 KT하이텔에 각각 2명, KT서브마린에 1명이 포진해 있었다.
KT에는 김영삼 정부에서 42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와 성극제 전 대통령비서실 대외담당 행정관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성극제 교수는 80년대 말 통신개방정책을 펼 때 정보통신부 장관 자문역을 맡아 활약하며 이름을 알린 이후 한미통신회담, WTO 서비스분야 협상까지 책임졌던 국내 최고의 협상 전문가다.
KT하이텔에서는 소일섭 전 재경부 부이사관, 박정익 법무법인 탑 변호사가 관료 출신으로 분류됐다.
소일섭 전 부이사관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재정경제원 부이사관, 주홍콩영사관 영사, 재경부 장관특별보좌관, 경제홍보기획단장, 재경부 부이사관을 지냈고 박정익 변호사는 서울지법과 전주지법 판사를 지낸 법조관료 출신이다.
이외 KT서브마린이 기획재정부 전문위원을 지낸 강문석 국민체육진흥공단 상무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관료 출신이 적은 대신 KT는 언론 출신 인사를 4명이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KT의 송도균 사외이사는 MBC 부국장, SBS 보도국장을 거쳐 1999년부터 2005년까지 SBS 사장을 지냈다. 이어 KTIS는 중앙일보 영어신문본부장 출신의 장성효 이사와 권순범 KBS 정책기획본부장을, KT하이텔은 윤구 전 문화일보 논설주간을 사외이사로 불러들였다.
KT는 모기업을 중심으로 학계 출신의 통신 전문가를 대거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KT의 사외이사로 있는 4명의 학계출신 가운데 장석권 교수는 국내 손꼽히는 통신업계 전문가다. 정보통신정책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정보통신부에서 초고속 전문위원과 정보화 평가위원을 지냈다.
유필화 교수와 박대근 교수, 차상균 교수도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들이다.
유필화 교수는 성균관대 SSK(경영전문대학원) 학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마케팅학회장을 역임한 경영 전문가이며 박대근 교수는 지난해 9월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역시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을 맡고 있는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기업 TIM을 설립하고 TIM의 인메모리 DB기술을 SAP에 매각해 SAP R&D센터를 유치하는 등 글로벌 벤처 사업가로서도 인정받고 있다.
업계와 괴리된 학계 출신 사외이사가 아니라 KT가 영위하는 사업군에서 전문성을 가진 인사들로 사외이사진이 구성됐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