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할인 축소·콘텐츠서비스 폐지 이어 사회공헌 서비스 종료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난 별이 두 배라구요!" "두 배? 리얼리?" "별이 두 배, 두∼두배두배두! ♬" 지난해 KT[030200]가 배우 한진희 등을 출연시켜 대대적으로 내보낸 TV광고 속 대화의 일절이다. '별'은 KT의 제휴 포인트로, 이를 이용하면 KT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하거나 제휴 음식점·편의점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KT는 당시 자사가 별 포인트를 더 많이 제공해 고객이 더 많은 가치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별이 두 배'라는 광고 카피도 일상에서 유행어처럼 쓰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KT가 해당 광고가 끝난 이후 올해 들어 잇따라 별 포인트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KT는 최근 동영상 콘텐츠 '올레TV모바일'과 음악 콘텐츠 '지니'의 이용료를 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올레TV모바일팩'·'지니팩' 서비스를 8월부터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별 포인트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하루 아침에 현금 결제를 하고 써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내 음성통화료를 현금 대신 별 포인트로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도 오는 21일 이후 없애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3월에는 스마트폰을 살 때 별 포인트로 100% 결제할 수 있었던 제도를 바꿔 별 포인트의 결제 한도를 15%로 대폭 낮췄다. 과거에는 별 포인트가 20만점 있으면 사실상 스마트폰을 20만원 할인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지만 3월 이후에는 출고가 50만원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할인액이 7만5천원으로 줄어들게 된 셈이다.
별 포인트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제휴사도 올해 들어서만 다섯 곳이 줄었고, 할인폭이 낮아진 제휴사도 두 곳이나 됐다. 심지어는 별 포인트로 사회공헌단체 등에 기부를 할 수 있는 서비스인 '누리나눔'도 7월31일을 끝으로 이용할 수 없다. 누리나눔 서비스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임과 동시에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 이 결정은 고객의 혜택도 줄이고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결과적으로 '별이 두 배' 광고를 보고 지난해 KT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아직 약정이 1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KT의 각종 서비스 폐지 또는 축소로 피해를 보게 됐다. 자영업자 유모(35) 씨는 "부가서비스도 이통사를 선택하는 주요 기준 중에 하나였는데 가입한 이후 혜택을 줄여 속은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도 최근 보조금 단속이 심해져 이통사들이 저마다 '집토끼' 지키기에 나서는 상황에서 KT가 기존 가입자들의 별 포인트 혜택을 축소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통사들 정책은 리텐션(가입자 유지)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경우가 보통인데 KT의 마케팅 정책은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통사들의 부가서비스 축소를 아무도 감독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신용카드의 경우 잇따라 부가서비스를 줄인 데 대해 금융감독위원회 등이 나서 천재지변이나 제휴업체의 도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카드 유효기간 내에 부가서비스를 바꿀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통사의 부가서비스는 이런 관리감독이 전혀 없어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에 "고객만족 강화를 위해 멤버십 서비스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종료되는 서비스가 먼저 공지되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며 "고객들이 KT 자체 서비스보다 제휴 혜택을 확대하기를 바란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서비스를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KT는 할인 혜택을 강화한 '전무후무 멤버십 시즌2'와 고객 선호도가 높은 대형 신규제휴사를 8월 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