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의 KT, '조직 효율화'인가 '성장동력 상실'인가?
김아름 기자 (armijjang@ceoscore.co.kr) 2014.08.18 08:54:32
KT가 황창규 회장의 지휘 아래 비통신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그나마 힘을 내고 있는 비통신 계열사의 매각이 성장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조직 효율화로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KT는 올 상반기 11조605억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보다 89억 원(0.1%)을 더 벌어들였다.
무선매출이 3조5087억 원에서 3조5822억 원으로 2.1% 늘어났지만 가입자 증가, LTE 가입자 증대로 인한 고액요금제 활성화 등의 요인에 비하면 매출 증가세가 더딘 셈이다.
유선은 매출이 6.7%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고, 무선매출과 연동되는 상품매출 역시 4.4% 줄었다.
반면 TV가 이끄는 미디어콘텐츠 부문은 전년 대비 15.7%나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금융/렌탈 부문 역시 6.5% 성장하며 1200억 원을 더 벌어들였다.
황창규 회장이 부임하며 ‘통신 강화’를 외쳤지만, 정작 부임 후 반년간의 성적은 그와는 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금융/렌탈 부문은 올 상반기 KT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기타서비스 매출을 더하면 전체의 23%로 24%인 유선 매출과 거의 비슷하다.
유선부문이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익률 면에서는 이미 금융/렌탈 부문이 유선 부문을 역전했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 부문이 10% 이상 고성장하고 있지만 매출 자체가 분기당 3000억 원 수준에 불과해, 연매출 20조 원이 넘는 KT의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규모 자체가 작다.
특히 매각 이슈가 진행되고 있는 금융, 렌탈 부문과 매각 물망에 오른 부동산 등을 포함한 기타 부문의 매출이 유선부문을 따라잡을 정도로 커지면서 계열사 매각 이후의 실적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비대해진 조직의 슬림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겉으로 보이는 매출 부풀리기보다는 효율성을 높인 수익성 강화에 힘쓰겠다는 것.
실제 KT는 2분기 구조조정으로 분기당 1500억 원에서 2000억 원 정도의 인건비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7000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KT가 지난해 인건비로 3조2890억 원을 사용했음을 감안하면 전체 인건비의 20% 이상을 줄이게 된 것. 특히 인건비 감축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매각이 끝나면 KT의 매출규모는 일정부분 줄어들겠지만 인건비 절감으로 인해 이익률이나 기타 수익성지표는 좋아질 것"이라며 "매각될 KT렌탈 같은 경우도 업계 1위이기는 하지만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이라 매각에는 적기"라고 평했다.
[CEO스코어데일리/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