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조원 규모 BIT, 6년만에 완료될 듯…문제된 BSS 재구축 추진
KT가 1조원을 투입한 BIT(영업·정보시스템 전환, Business &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인 영업지원시스템(BSS) 상당 부분을 재구축한다. BIT 프로젝트는 착수 6년 만인 2016년이 돼야 최종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최소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재정 악화를 겪는 KT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상반기 중 BSS 사업 중 오더·빌링·과금 분야 논의를 진행, 최종적으로 재구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BSS 재구축 검토를 위한 리플래닝(Re-Planing) 사업을 발주, 한국IBM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사업 규모는 1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BSS 주문·빌링·과금 재구축 추진
KT는 지난해 콜센터와 일부 상품 영역만을 개발한 채 중단한 BSS 사업을 재추진한다. 지난해 9월 BSS를 가동했지만, 초기 설계한 것과 달리 유무선 연계가 이뤄지지 않아 융·복합 상품 개발에 문제가 있었다. 상품 주문이 이뤄지지 않아 빌링과 과금시스템도 개발하지 못했다.
KT는 우선 BSS 주문·빌링·과금 영역 재구축 설계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앞서 도입한 하드웨어(HW)는 모두 재활용한다. 소프트웨어(SW)도 가능한 재활용할 방침이다. 설계가 완료되면 결과를 기반으로 내년 초 구축 방향을 확정한다. 구축 방향이 정해지만 내부에서 IT본부와 현업을 아우르는 차세대BSS추진팀을 구성한다.
KT 관계자는 “차세대 BSS 프로젝트로 고객 최우선 프로세스와 융·복합 상품 적기 지원, 파트너 지원 강화, 단순화·표준화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KT는 BSS 외 전사자원관리(ERP), 운영지원시스템(OSS) 등 사업은 모두 완료했다.
◇PMO 구성이 성공 조건…1000억원 필요
차세대 BSS 프로젝트 성공 여부는 적절한 프로젝트관리조직(PMO) 구성이다. 지난해 완료한 BSS 사업이 실패한 이유는 여러 현업부서에서 제기된 시스템 요청을 적절히 조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PMO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BSS를 가동했지만 내부 시스템 간 연계가 이뤄지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을 연계, 융·복합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BSS 핵심”이라며 “각 현업부서의 의견을 조율해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금액도 관건이다. KT가 추진하는 차세대 BSS를 완료하려면 최소 1000억원이 필요하다. 개발이 중단된 BSS는 일부 상품과 콜센터 시스템 등만 개발돼 전체 범위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영역이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HW와 SW 도입을 제외한 순수 BSS의 주문·빌링·과금 영역의 SI 사업만도 최소 1000억원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정악화를 겪는 KT가 1000억원을 개발비용으로 투입할 수 있을지 여부다. 자칫 프로젝트 비용을 줄여 진행하면 또 한 번의 실패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는 경고한다. 리플래닝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IBM이 후속 시스템 구축까지 수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과거 한국IBM은 SK텔레콤의 차세대마케팅(NGM) 사업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SK C&C와 함께 컨설팅 사업을 다시 수행해 완료했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당시 SK텔레콤 NGM 컨설팅을 총괄했던 임원은 아직 한국IBM에 있지만 상당수 인력이 구조조정 등으로 떠난 상태여서 구축까지 수행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