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황창규 KT 회장이 하반기 본사 임원을 최대 100여명까지 물갈이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100명은 전체 임원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상 최대 폭이다.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대거 영입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척결과 이른바 ‘새판짜기’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16면>
28일 이동통신 업계와 KT에 따르면 KT는 본사 임원 100여명의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2014년 임원 인사평가를 위한 매출실적을 9월 말 기준으로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KT는 10~11월 말 기준으로 매출 실적을 잡아 12월 말에 인사평가가 이뤄졌다.
KT 고위관계자는 “지난 4월에 실시한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KT 상반기 내부평가가 이뤄지지 못해 예년보다 이른 9월 말 기준으로 앞당겨 인사평가가 이뤄진다”면서 “임원 구조조정은 10월 중에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범위는 상무보까지 포함해 최대 100여명이 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중용됐던 고위 임원 상당수가 사표를 내거나 계열사로 밀려날 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T 등기임원은 황 회장을 비롯해 총 11명이며 미등기 임원은(8월 기준) 남규택 부사장을 포함해 총 92명이다. 여기에 상무보 이상을 포함하면 KT 임원은 총 300명을 넘어선다. KT 직원 2만3848명 가운데 상무보와 전문경력직 등이 포함된 계약직 직원은 총 716명이다.
이와 함께 KT는 우면동 연구개발센터의 IT 개발본부 분사 작업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부진한 조직의 분사를 통해 비용절감으로 KT 영업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IT개발본부는 KT의 연구개발센터의 한 축인 동시에 그룹사 IT 연구개발(R&D)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왔다.
황 회장은 이번 작업을 계기로 만성적인 경영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성과 없는 조직을 분사하는 등 조직 슬림화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으로 인한 경색된 시장 분위기를 앞두고 영업 현장에서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라며 “임원 인사 규모나 시기를 놓고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