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KT 새노조 ‘괴롭힘 조사팀’ 운영…내달 중순 결과 발표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희망법)과 KT 새노조는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들은 KT 및 협력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8차례 회의를 열고 설문조사를 했다.

“15년을 국제전화국에서 일했어요. 거긴 업무가 일반 KT 업무랑 많이 달랐어요. 영어를 써야 하고 외국과 정산해야 하는 일도 많았는데,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엉뚱한 곳으로 발령이 나버렸어요.”

“부서 자체를 없애버리면 어쩔 수 없어요. 제가 개통 A/S 쪽이었는데, 그게 도급화되어 버리니 부서가 없어져 버리잖아요.”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 프로젝트팀이 지난 7월 진행한 집담회에서 나온 KT 명예퇴직자들의 증언이다.

프로젝트팀은 지난 4월 KT 명예퇴직 전후 노동자들을 신분 등에 따라 분류했다. 비정규직, 명예퇴직자, 명예퇴직 후 협력사 입사 직원, 2014년 이전 명예퇴직자, CFT 근무자 등 6개 그룹의 노동자들을 각각 모아 집담회를 열었다. 집담회에서 나온 사례를 대상으로 심층면접도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는 10월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해외에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법제화하고 이에 대한 처벌까지 법으로 정해놓은 경우도 있다. 2002년 프랑스는 ‘사회현대화’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은 직장 내 ‘정신적 괴롭힘’의 개념을 법적으로 인정했다. 이 법은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을 침해하거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노동자가) 직업 장래를 위협하는 정신적 괴롭힘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고 소송을 제기할 경우 괴롭힘이 아니라고 증명할 책임은 피고소인에게 부과했다. 직장 내 괴롭힘에는 노동자에게 직책에 맞지 않는 업무를 부과하거나, 모욕적인 격리상황에 놓이도록 의도한 것 등도 포함된다. 상사의 타당성 없는 비난, 소리를 지르거나 창피를 주는 일, 과도한 업무 모니터링 등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